경색됐던 한·중관계 회복 기대
롯데·신라·신세계 나란히 도전
임대료 부담도 줄어 경쟁 활기
롯데·신라·신세계 나란히 도전
임대료 부담도 줄어 경쟁 활기
최근 사드 갈등으로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회복되면서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임대료 산정방식 변경으로 임대료 부담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 사업자들이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면세점 입찰참가 등록에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참가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입찰 설명회에 참가한 현대백화점그룹·한화갤러리아·두산면세점 등은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면세점 사업자들이 중국인 관광객(유커) 급감과 임대료 부담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고, 이번 심사에서 정성평가 비중이 큰 만큼 대부분 적정선에서 임대료를 제시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 주요 사업자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민 점이 관전포인트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제주도에 각각 시내면세점을 운영 중이며,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제주도에 공항·시내면세점이 없다. 업계 전통 강자 2곳(롯데·신라), 신흥 강자(신세계)의 경합이지만 약점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갈등을 빚으며, 사업권 철수 검토 및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001년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포기, 신세계면세점은 2015년 김해공항 면세점 철수 이력이 있어 심사과정에서 불이익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이번 입찰에선 임대료 산정방식이 전면적으로 바뀌어 제주공항 면세점 가치가 높아졌다. 그동안 입찰에는 임대료를 고정금으로 써냈지만, 이번부터 최소영업요율(20.4%) 이상을 임대료로 쓰게 해 부담이 전보다 약 10%p 줄었다는 평가다. 이는 매출액에 따른 변동 임대료로, 영업상황에 따라 형편껏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반응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입찰보다 임대료 자체가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당장 사드 여파가 해소되지 않았어도 장기적 관점에서 해 볼 만 하다"고 전했다.
최근 한·중관계가 사드 갈등을 딛고 '해빙무드'에 접어든 점도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 전망을 밝히고 있다. 제주공항 면세점의 경우 유커 비중이 최대 90%에 달해 다른 곳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유커들이 타는 전세기가 풀리고, 항공블록을 잡기까지 3∼6개월 걸릴 것"이라며 "여행상품을 만들어 모객하고, 여행사와 협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빠르면 내년 1월, 늦어도 하반기에 유커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입찰 공고를 낸 면세점 사업장은 기존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던 장소로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에 있다. 규모는 1112.80㎡(면세매장 409.35㎡)이며 임대기한은 영업일로부터 5년이다. 지난 7월 한화갤러리아는 사드 위기로 유커들이 급감하자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 조기 철수를 결정, 다음달 31일 영업을 종료키로 했다. 이번 입찰은 한국공항공사가 응찰 업체 중 최종 2개 후보를 정하면 관세청이 검토를 거쳐 최종 사업자 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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