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공공부문 강행 방침
업계 "선분양 긍정측면 간과
제도적 환경 검토 후 추진을"
중소건설사 자금난 우려도
업계 "선분양 긍정측면 간과
제도적 환경 검토 후 추진을"
중소건설사 자금난 우려도
정부가 국정감사 직후 공공부문부터 후분양제 도입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동탄2신도시 등에서 발생한 부실시공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후분양제를 도입한다는 지적 속에 제도 도입을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31일 열린 종합 국감에서는 분양가 상승폭이 최대 7.8%에 달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주장과 실제 상승폭은 0.57%에 그쳐 분양가 상승 우려는 과장됐다는 주장이 대립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종합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건설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4대강 공헌 기금부터 후분양제, 임금직불제 등에 대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이 자리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제외한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 강영국 대림산업 부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대표,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등이 나란히 출석해 답변에 나섰다
올 국정 감사의 쟁점 중 하나는 후분양제다. 후분양제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때 80% 이상 공사를 진행한 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최근 부영그룹이 동탄2신도시 일부 단지에서 부실시공 논란을 야기한 사례와 관련된 대안책으로 현 정부가 내놓으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부실시공 등 하자보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시공이 어느 정도 완성된 단계라면 전문가라 하더라도 내부의 하자 문제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선분양제도의 긍정적인 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주택 분양 시장은 건설사들이 일정 계약금을 받고 1∼6회에 걸쳐 중도금을 나눠 받은 뒤 잔금의 30%를 입주할 때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실수요층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데 있어서 굉장한 혜택으로 작용해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선분양제의 긍정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건설사가 무조건 돈을 받고 분양을 제대로 나서지 않는다고만 판단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와 함께 금융업계에서는 주택구입자금지원대출 상품 등에 대해서도 가능한지를 고려해 후분양제로 전환했을 때 소비자나 건설사가 문제없이 제도에 연착륙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검토한 뒤에 후분양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은 시장에서 받아들일 여건이 되어 있는 것과 맞물려서 흘러가야 하며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시행해서는 안 된다"면서 "10년 전에도 후분양제 로드맵을 만들었지만 결국 안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이 많이 이뤄진 상태에서 후분양제 전환이 추세라고 해도, 이전 정부도 공정률이나 마이너스 옵션제 등을 통해 후분양제를 시도한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실패했다"면서 "건설사는 충분한 토지 확보 등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후분양제는 결국 대기업 중심 정책으로 중소 건설사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종합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건설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4대강 공헌 기금부터 후분양제, 임금직불제 등에 대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이 자리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제외한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 강영국 대림산업 부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대표,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등이 나란히 출석해 답변에 나섰다
올 국정 감사의 쟁점 중 하나는 후분양제다. 후분양제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때 80% 이상 공사를 진행한 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최근 부영그룹이 동탄2신도시 일부 단지에서 부실시공 논란을 야기한 사례와 관련된 대안책으로 현 정부가 내놓으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부실시공 등 하자보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시공이 어느 정도 완성된 단계라면 전문가라 하더라도 내부의 하자 문제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선분양제도의 긍정적인 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주택 분양 시장은 건설사들이 일정 계약금을 받고 1∼6회에 걸쳐 중도금을 나눠 받은 뒤 잔금의 30%를 입주할 때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실수요층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데 있어서 굉장한 혜택으로 작용해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선분양제의 긍정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건설사가 무조건 돈을 받고 분양을 제대로 나서지 않는다고만 판단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와 함께 금융업계에서는 주택구입자금지원대출 상품 등에 대해서도 가능한지를 고려해 후분양제로 전환했을 때 소비자나 건설사가 문제없이 제도에 연착륙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검토한 뒤에 후분양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은 시장에서 받아들일 여건이 되어 있는 것과 맞물려서 흘러가야 하며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시행해서는 안 된다"면서 "10년 전에도 후분양제 로드맵을 만들었지만 결국 안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이 많이 이뤄진 상태에서 후분양제 전환이 추세라고 해도, 이전 정부도 공정률이나 마이너스 옵션제 등을 통해 후분양제를 시도한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실패했다"면서 "건설사는 충분한 토지 확보 등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후분양제는 결국 대기업 중심 정책으로 중소 건설사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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