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의 질' 향상 최우선 목표
빅데이터 기반 이슈 탐지 · 분석
관련 출연연이 기술 지속적 연구
과기부, 연말 '국민자문단' 설치
국민 생활연구 체계화 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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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활연구 체계화 방안 마련
(1) 국민을 위한 R&D '국민생활연구'
과학기술이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본지는 경제 성장의 도구 역할을 넘어 환경·에너지·보건·재난·치안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발생하는 현안을 해결하고 근원적 대안을 마련하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역할을 조명하고 변화하는 현장의 모습을 총 5회로 소개한다.
미세먼지와 녹조,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이 해마다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과 생리대 유행성 논란 등으로 먹거리와 화학제품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생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이 전면에 나선다.
◇국민 삶의 질 높이는 과학기술 R&D=그동안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R&D) 투자는 대부분 기술개발과 산업 육성 등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데 치중해왔다.
한 해 20조원에 가까운 혈세를 R&D에 투자했지만 정작 국민들은 혜택을 피부로 느끼기 어려웠다. 유럽 등 선진국에선 전체 R&D 예산의 30∼40%를 국민의 일상과 연관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에 투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자 확대에 앞서 국민 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 추진 체계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는 추진 목표와 과정, 주요 참여자, 일하는 방식 등 모든 면에서 기존 R&D 추진체계와는 다르다.
기존 R&D가 기술을 개발하고 논문이나 특허 등을 결과물로 내놓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R&D는 문제 해결이 최우선 목표다. 이에 맞춰 개발한 기술을 어떻게 실증하고 구현할지, 사용자와 현장에 전달하고 인식을 전환할지,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환경·보건·복지·안전·양극화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과학기술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 발굴을 통한 새로운 산업혁신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문제 해결형 R&D 체계 마련=정부는 2013년부터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녹조 피해 근절을 통한 정수처리 연구개발'이나 '초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 등이 대표 사례다.
이 사업은 국가 R&D의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지만, 기존 R&D 추진체계를 답습하면서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민생활연구'는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목표로 새로운 'R&S(Solution)D' 추진체계를 제시한다. 국민생활연구는 기존에 문제가 발생하고 피해가 심각해진 이후에야 과학기술적 해결 방법을 찾던 '사후약방문'식 대응에서 벗어나 '이슈 예측' 체계를 마련한다. 빅데이터 기반 이슈 모니터링 체계와 인공지능 이슈 탐지·분석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미리 발굴하고, 예측된 이슈에 대해 과학기술 기반 예비 연구를 실시한다.
반복되고 파급효과가 큰 이슈는 해당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모니터링 기관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사업은 성과가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품·서비스의 전달체계와 인증, 제도개선 등을 포괄해 기획하며, 선정 과정에 전문가 외에 '국민평가단'이 참여하고, 수행 과정에도 사용자가 직접 참여해 R&D를 주도하는 혁신 모델인 '리빙랩'을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범부처 종합·조정 체계로 '국민생활연구특위'(가칭)를 운영하고, 국민생활연구 지원 전담 조직인 '국민생활연구지원센터'(가칭)도 설치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졸음운전 등 대형교통사고를 예방하거나 생활주변 범죄를 예방하는 등의 시범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매년 반복되는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에 대응하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생활화학물질 제품을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안 등 시범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추진 체계를 테스트한 뒤, 내년부터 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정부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과학기술을 통한 국민생활문제 해결방안'을 심의·확정했다.
송완호 과기정통부 국민생활연구팀장은 "문제 발생 시 과학기술계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국민생활과학자문단'(가칭)을 연말까지 구성해 초기 대응체계를 갖출 것"이라며 "시범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국민생활연구 추진체계 등을 더욱 체계화해 '국민생활연구 진흥방안'(가칭)도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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