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추진
16·17일 대학병원 등 불시 현장점검
종이문서 파기 프로세스 집중조사
폐지업체 정보교육도 강화하기로
"범정부적 종합대책 마련 서둘러야"
16·17일 대학병원 등 불시 현장점검
종이문서 파기 프로세스 집중조사
폐지업체 정보교육도 강화하기로
"범정부적 종합대책 마련 서둘러야"
정부가 개인정보 종이문서 무단 폐기 현장과 관련 현장 실태조사에 나섰다. 또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실태조사와 더불어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 개인정보 종이문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기업뿐 아니라 제대로 파쇄하지 않고 폐기한 파쇄업체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을 추진한다.
17일 정부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행안부는 16, 17일 이틀간 개인정보가 담긴 종이문서를 제대로 파쇄하지 않고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P대학병원과 S정보통신에 대해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행안부는 두 곳을 방문해 개인정보 처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관리실태를 조사하고 종이문서 파기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유출했다는 의혹이 있어 특별점검을 진행했다"며 "특히 개인정보 문서 파기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 봤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점검은 사전 통보 없이 불시에 진행됐다. 이는 행안부가 매월 예방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개인정보보호 실태점검과는 다르다. 행안부는 특히 경찰과 공조해 탐문수사 등을 진행, 위반사항에 대한 근거를 어느 정도 확보한 뒤 현장점검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는 앞서 입사지원서·상속명세서·건강진단서 등 각종 개인정보가 담긴 종이문서들이 파쇄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폐지장에 버려지고 있는 현장을 고발한 바 있다.
행안부는 이와 관련, 특별 현장점검에 그치지 않고 개인정보 처리담당자와 처리기업들의 개인정보보호법 법률 이행 수준을 전반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법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현행 법에서는 개인정보 종이문서 파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 현장점검 대상기업인 파쇄업체에 개인정보 폐기 처리를 위탁한 법인이나 개인만 처벌 대상이 되고, 파쇄업체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장영환 행안부 개인정보보호정책관은 "파쇄업체에 종이문서 파쇄를 위탁한 개인정보처리자는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파쇄업무를 수탁받은 파쇄업체는 처벌 규정이 없어서 법률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또한 폐지업체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교육을 해 법 위반 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선 수탁자 처벌과 더불어 범정부적인 개인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문제는 수기로 쓴 문서가 아닌, 정보통신기기를 사용한 결과가 오프라인으로 나타난 경우"라며 "정보통신 분야는 방통위나 과기부가 담당하고, 개인정보보호 정책은 행안부가 맡지만 각 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소관 감독은 병원은 보건복지부, 금융기관은 금융감독원이 하는 것처럼 각 부처가 소속 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관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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