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신청업체 접수 단 '1'건
게임위 올 예산 34억원 '태부족'
시스템 구축 비용 떠안을 수도
정보공유 범위 둘러싼 갈등도
게임위 올 예산 34억원 '태부족'
시스템 구축 비용 떠안을 수도
정보공유 범위 둘러싼 갈등도
18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가 지난 7월부터 자체등급분류 사업자지정 신청을 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건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자체등급분류제도는 정부가 게임물에 대한 등급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 게임등급을 매기고 정부는 사후관리만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게임사로서는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기 위해 보내야 했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5월 자체등급분류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을 개정하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작년 12월 30일 공포해 지난 1월 1일부터 제도를 시작했다. 문체부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한 기업이 게임물의 등급을 분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자체등급분류 대상 게임을 기존 스마트폰 게임에서 PC, 콘솔 게임으로 확대했다.
이런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계는 좀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게임위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지정 관련 신청접수'를 공고했지만 이 달 현재 한 업체만 신청했다. 넥슨,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오큘러스 등이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지정 심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게임위에 밝혔던 올 초 상황과 사뭇 다르다.
이는 돈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게임위의 정보화전략계획(ISP)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온전한 자체등급분류제 시행에는 약 150억원이 필요하지만, 게임위가 기획재정부로부터 배정받은 2017년도 예산은 34억원이 전부다. 2018년도 예산은 2017년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편성한 상태다. 결국,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신청하는 업체가 시스템 구축 비용을 떠안을 수 있어 이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 안팎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체등급분류제 운영에는 사후관리를 위한 게임위의 허브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구축하는 데에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며 "기관이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사업에 뛰어들었다간 게임사들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후관리 차원에서 운영할 게임위 허브시스템에 공유해야 하는 정보의 범위를 둘러싸고도 게임위와 업계 간 입장이 갈린다. 게임위는 자체등급분류제 사후관리를 위해 실시간 연계 시스템을 통해 업계로부터 등급분류 관련 구체적 정보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업계는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연락처, 게임명, 등급 결정 결과 이외의 세부 사항까지 게임위가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자체등급분류제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한편 게임위는 매월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지정 신청을 받아, 심사 결과를 업체에 통보할 계획이다. 심사에는 최소 40일이 걸린다는 게 게임위의 설명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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