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초과이익환수제 등
추가 대책 시행 앞둔것도 '한몫'
아파트 80%이상 지었을때 분양
분담금 증가·시세차익도 못누려
실수요자간 '빈익빈 부익부' 가속
추가 대책 시행 앞둔것도 '한몫'
아파트 80%이상 지었을때 분양
분담금 증가·시세차익도 못누려
실수요자간 '빈익빈 부익부' 가속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 단지에 뛰어든 건설사를 중심으로 후분양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신반포 15차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후분양제를 제안해 수주에 성공했고,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수주전에서 후분양제 추진 의사를 밝혔다.
건설사들이 후분양제를 검토하는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개 구, 경기 과천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변 단지 시세보다 10% 높게 분양가를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지난 5일 추가 대책 발표를 통해 다음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키겠다고 한 것과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둔 것도 후분양제 도입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제는 실수요자가 실제 지어진 집의 부실시공이나 하자 등의 상황을 파악한 뒤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계약부터 입주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내 수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해 2∼3년간 중도금을 나눠 내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는 현재의 선분양제도처럼 주택 구매 과정이 수월치 않을 공산이 있다. 또 선분양제를 통해 누릴 수 있었던 시세 차익도 없어진다. 이 때문에 자금력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밀집된 강남 지역 외에서는 분양이 대중적으로 이뤄질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일각에서 후분양제가 본격화되면 건설업계는 물론 실수요자 간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주택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 사업장에서 내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 중에서도 자금력 있는 대형사 위주로만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후분양제를 실시하게 되면 제2의 보금자리주택이나 한남더힐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당첨된 실수요층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챙겨 비판이 제기된 적이 있고,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선임대 후분양 방식으로 진행한 한남더힐은 지금 몇 년이 지나서 분양 전환을 하고 있는데 가격을 가지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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