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술로 확장성·보안성 높여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머신러닝 등 최신 기술들 뒷단에는 뛰어난 컴퓨팅 환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상의 컴퓨팅 환경을 통해 첨단 기술변화를 밀착 지원하겠습니다."
함기호 한국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대표(사진)는 13일 서울 여의도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성능컴퓨팅(HPC)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HPC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HPE의 설명이다. 회사는 이날 HPC 신제품 'HPE SGI 8600'과 'HPE 아폴로 6000 젠10'을 공개했다. 이중 HPE SGI 8600은 HPE가 SGI를 인수한 뒤 처음 공동 개발한 시스템이다. 기존 SGI사의 '아이스 XA'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과학, 엔지니어링, 국가안보 분야에 적합하게 개발됐다. 특히 통합 스위치 기술을 적용, 추가 스위치 없이도 1만개 이상의 노드를 확보해 확장 가능성을 높였다. 병렬 프로세싱 성능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HPE 아폴로 6000 젠10은 HPE의 차세대 대형 HPC 플랫폼이다. HPE는 이 제품에 '실리콘 루트 오브 트러스트'란 독자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최대한 높였다. 도입사례도 확보했다. 글로벌 화학회사 바스프의 연구소는 이 시스템을 세계에서 처음 도입, 수개월씩 걸렸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및 모델링 시간을 며칠 내로 단축하고 제품 출시에 드는 평균 기간과 비용을 절감했다.
함 대표는 "HPE는 국내 HPC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새로 선보인 시스템에 대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PE는 이날 여의도 HP빌딩에서 K타워로 사옥을 이전한 뒤 첫 간담회를 가지며 신사옥 활용계획도 공개했다. 함 대표는 "1999년 한국 경제가 힘들 때 HPE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고 그 방안으로 다른 외국계 IT기업은 사옥을 소유하지 않은 것과 달리 HP빌딩을 구매해 그 자리에서 17년을 지냈다"며 "옥탑에 큰 로고를 보며 자부심도 많이 느꼈는데, 마음 한 곳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한 곳은 층당 면적이 사각형이고 공간 면적도 2배 넓어져 직원 간 업무 소통이나 효율성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직원들이 사용하기에 최적의 사무실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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