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한 응답에 여·야 모두 '오락가락 답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출세지향형 진보'라는 지적도 나왔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정치적인 신념과 역사관에 대해 과거와 현재의 입장이 다르다며 집중 질타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정치관과 역사관 논란은 과거 언론에 게재한 칼럼과 보고서, 뉴라이트계열 대표학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극우논객 변희재 씨를 포항공대 학내 행사에 초청한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이 전 교수는 학내에 반대가 있었지만 작년 8월 초청하기로 약속한 사안이어서 진행한 것. 변 씨는 동료교수의 추천을 전달·연결한 것"이라며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 후보자의 이러한 답변은 충분한 해명이 아니라며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음을 지적했다. 또 이러한 부적격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의 부실인사 검증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시민사회을 활동하지 않아 몰랐다, 무지하다고 변명하고 있다"며 "교수로서 자격이 있다면 본인이 쓴 글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박 후보자의 해명이 진실하지 못하다며 변 씨에게 보수적 관점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에 대해 물은 적이 없는지 또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고발 의사를 확인했다.
여당 측 청문위원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교수가 어떤 논리를 폈는지 알았나. 교수로서 초청 인사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게 아니었나" 등의 질의를, 같은당 송기현 의원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확인했을 것. 역사관이나 정치관에 아쉬움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같은당 이훈 의원이 "인터넷을 통해 이 전 교수를 초청했다는데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건국절'이고 다음이 '식민지근대화론'"이라며 이에 대해 정말 몰랐는지, 관련 내용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는지 등의 질문에 박 후보자는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반대로 과거에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밝힌 후보자의 역사관이 새 정부 장관 지명 후 바뀐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거 자기의 발언과 신념을 뒤집는 행태는 최소한 지성인으로서 자격을 못 갖춘 게 아닌가"라며 "사고나 행동은 보수인데 장관 자리가 주어지니까 편의에 따라 '생활진보'를 지향하는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생활보수가 아닌 '출세지향형 진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 역시 "포항공대 교수직은 가볍지 않은데 그 직을 걸고 쓴 칼럼 역시 결코 가벼운 게 아니"라며 "역사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입장과 말이 계속 달라지는데, 대한민국 장관이 오락가락 하는 것은 심히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박종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