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구+과열지구 '중복' 지정
시장 불안 '조기 진화'에 방점
공급책 없어 수급 불균형 우려
시장 불안 '조기 진화'에 방점
공급책 없어 수급 불균형 우려
새 정부가 6.19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40여 일 만인 2일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번 부동산 대책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지정해 시장 불안을 조기에 진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예상됐던 투기과열지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강력한 투기지역 지정과 함께 적용됐다. 이 지역에서는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과 재당첨 금지, 임대주택 의무 확대 등 종합규제세트 성격의 강력한 규제가 법령 개정 등의 특별한 조치 없이 즉각 시행된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다주택자 등 단기 투자수요를 정조준한 것인데 국토부는 다주택자들이 투기목적으로 많은 집을 사면서 집값 불안이 야기됐다고 보고 세제·금융·청약제도를 개선해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 유입을 억제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규제와 함께 규제 핀셋의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서울과 세종은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투기지역 지정이 중복 선정됐다. 서울은 전역에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한 데 이어 일반 주택시장까지 유동자금이 유입되는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기타 7개 구(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를 투기지역으로 설정됐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예정지역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구를 중복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이외에도 정비사업 일반분양이나 조합원 분양에 당첨된 세대에 속한 자는 5년간 일반분양과 조합원 분양의 재당첨이 제한된다. 일반분양의 경우 다음 달 발의되는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이후 당첨된 세대에 적용되지만 추가로 정비사업 예정주택을 취득해 조합원 분양을 받은 경우도 포함된다. 국토부는 조합원 및 일반분양 재당첨 제한을 도시정비법 개정에 맞춰 주택공급규칙을 함께 개정해 12월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도 예외사유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는데 조합설립 후 3년 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고 3년 이상 소유해야 예외로 인정된다. 사업시행 인가 후에는 3년 안에 착공하지 못하고 3년 이상 소유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은 확실한 공급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투기 수요뿐만 아니라 실수요층까지 모두 누르는 대책이며 시장 충격에 따른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급 확대와 관련된 확실한 대책이 없어 투기 수요만 누른다면 시장이 우려한 수급 불균형에 대한 불안감이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다주택자 등 투기수요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으로는 무주택자들이 시원해할 수 있겠지만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층의 꿈은 더욱 멀어지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 본부장은 "지난 6.19 대책과는 달리 이번 대책은 기존 아파트, 재건축, 분양권을 비롯해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 강화 등 부동산 전역에 걸쳐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공급은 임대주택 외에 특별한 대책이 없어 투기수요 뿐만 아니라 실수요층도 규제를 받게 됐다"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돼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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