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첫 간담회
"은행, 손쉬운 담보대출만 매몰
기업대출 외면한다" 작심 비판
생산적분야 자금흐르도록 정비
'기술창업' 지원 연내 구축 밝혀
"은행, 손쉬운 담보대출만 매몰
기업대출 외면한다" 작심 비판
생산적분야 자금흐르도록 정비
'기술창업' 지원 연내 구축 밝혀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이 당초 '단계적 인하' 방침이었던 최고금리 제한을 내년에 24%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장기연체채권은 내년까지 40만개 이상 소각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최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 은행권 영업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은행 영업이 '빚'을 권하는 이자장사에 매몰돼 있다며, 이는 '폐습'이라고 꼬집었다. 은행권이 주택담보 중심의 가계대출 위주로 손쉽게 돈을 버는 부문만 강화하는 반면 서민금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벤처금융에는 소극적이어서 금융기관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금융 본연의 역할이 위험 선별인데도 우리 금융기관은 가계나 기업 등 차주와 정책금융기관 등으로 위험을 전가한 측면이 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자금이 혁신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 부동산 금융 등으로 자금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실제 국내 경제의 채무 관리를 주도해야 할 은행이 담보 위주의 가계대출에만 치중해 '좀비기업'을 양산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은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좀비기업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38%나 급증한 2561개(2014년 기준)에 달했다. 이들 좀비기업은 회사 운영자금을 주로 외부차입, 즉 은행대출 등 '빚'으로 연명하고 있다. 좀비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정상기업(24.6%)의 두 배를 넘는 56.3%다.
기업의 원금 상환능력이 부족하면 은행은 주채권은행의 역할을 발휘해 해당 기업의 회생절 차나 워크아웃, 구조조정 등을 실시해야 한다. 은행업 감독규정 제 27조에 따라 은행은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 평가를 위한 신용평가모형을 설정하고 운영하면서 기업 채무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해당 대출은 부실채권이 되고 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은행이 '수익성'을 이유로 기업 구조조정을 외면하고 좀비기업에게 '회수유예대출'을 통한 대출 연장을 해주면서 기업 구조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기업의 채무관리 기능은 상당부분 정책금융회사로 이관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주채무계열 지정 목록'에는 정책금융기관인 KDB산업은행과 정부 지분이 높은 우리은행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이에 최 위원장은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고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술과 아이디어 같은 무형자산만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혁신지원을 위한 특별법(가칭) 등 법과 제도, 인프라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방침이다.
서민금융 부문도 강화한다. 우선 저신용 취약계층 부담 경감을 위해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으로 이원화 돼 있는 법정 최고금리를 통일하고 당장 내년부터 이를 24%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부업법의 최고금리는 27.9%, 이자제한법의 최고금리는 25%다.
최 위원장은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영세차주들의 실질적인 금리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정책 목표를 두고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3분기 중 쉬운 대출을 조장하는 대부업계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대부감독강화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과제로 제시된 '장기·소액 연체채권 정리' 규모도 최대한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국민행복기금에서 대상이 되는 채권은 40만개를 조금 넘는다. 여기에 추가 확대하는 것은 협의 중"이라면서 "확보할 수 있는 예산 규모에 따라 40만개 이상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성·조은국기자 esther@dt.co.kr
26일 최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 은행권 영업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은행 영업이 '빚'을 권하는 이자장사에 매몰돼 있다며, 이는 '폐습'이라고 꼬집었다. 은행권이 주택담보 중심의 가계대출 위주로 손쉽게 돈을 버는 부문만 강화하는 반면 서민금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벤처금융에는 소극적이어서 금융기관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금융 본연의 역할이 위험 선별인데도 우리 금융기관은 가계나 기업 등 차주와 정책금융기관 등으로 위험을 전가한 측면이 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자금이 혁신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 부동산 금융 등으로 자금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실제 국내 경제의 채무 관리를 주도해야 할 은행이 담보 위주의 가계대출에만 치중해 '좀비기업'을 양산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은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좀비기업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38%나 급증한 2561개(2014년 기준)에 달했다. 이들 좀비기업은 회사 운영자금을 주로 외부차입, 즉 은행대출 등 '빚'으로 연명하고 있다. 좀비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정상기업(24.6%)의 두 배를 넘는 56.3%다.
기업의 원금 상환능력이 부족하면 은행은 주채권은행의 역할을 발휘해 해당 기업의 회생절 차나 워크아웃, 구조조정 등을 실시해야 한다. 은행업 감독규정 제 27조에 따라 은행은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 평가를 위한 신용평가모형을 설정하고 운영하면서 기업 채무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해당 대출은 부실채권이 되고 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은행이 '수익성'을 이유로 기업 구조조정을 외면하고 좀비기업에게 '회수유예대출'을 통한 대출 연장을 해주면서 기업 구조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기업의 채무관리 기능은 상당부분 정책금융회사로 이관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주채무계열 지정 목록'에는 정책금융기관인 KDB산업은행과 정부 지분이 높은 우리은행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이에 최 위원장은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고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술과 아이디어 같은 무형자산만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혁신지원을 위한 특별법(가칭) 등 법과 제도, 인프라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방침이다.
서민금융 부문도 강화한다. 우선 저신용 취약계층 부담 경감을 위해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으로 이원화 돼 있는 법정 최고금리를 통일하고 당장 내년부터 이를 24%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부업법의 최고금리는 27.9%, 이자제한법의 최고금리는 25%다.
최 위원장은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영세차주들의 실질적인 금리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정책 목표를 두고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3분기 중 쉬운 대출을 조장하는 대부업계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대부감독강화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과제로 제시된 '장기·소액 연체채권 정리' 규모도 최대한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국민행복기금에서 대상이 되는 채권은 40만개를 조금 넘는다. 여기에 추가 확대하는 것은 협의 중"이라면서 "확보할 수 있는 예산 규모에 따라 40만개 이상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성·조은국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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