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초안 공개...통신사업 진입장벽 대폭 낮춰 완전 경쟁시장 만드는 안 포함
외국계 자본의 국내 통신사 소유 가능해질 수 있으나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 지배적
외국계 자본의 국내 통신사 소유 가능해질 수 있으나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 지배적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진입규제 개선 및 보편요금제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마련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초안 2건을 공개했다.
초안 1안은 기간통신사업의 허가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완화하되, 기간통신과 별정통신(통신설비를 갖추지 않고 하는 통신사업) 사업의 구분은 유지하도록 했다.
이 경우 기간-별정-부가통신을 구분하는 기존 통신규제의 큰 틀은 현행과 마찬가지다. 지금은 기간통신은 허가제, 별정통신은 등록제, 부가통신은 신고제로 돼 있다.
초안 2안은 기간·별정사업의 구분을 없애고 가칭 '기간통신사업'으로 통합하고, 진입 규제는 현행 별정통신사업과 마찬가지로 등록제를 채택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현행 기간-별정사업의 구분이 사라져 일률적 규제 대신 개별 규제 목적을 고려한 규제기준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 또 설비를 보유하더라도 소규모 사업자에 대해선 규제 완화가 추진된다. 기간-별정사업자의 구분만 남게 된다.
2안이 채택될 경우 기간통신사업자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외국인지분 제한(5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음), 공익성 심사, 허가 결격 사유 등 '공공성 관련 규제'와 통신사업 외 겸업 승인, 인수합병 인가 등 '경쟁활성화 및 이용자 보호 등 규제'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1·2안 모두 통신사업에 대한 허가제 진입규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모두 전환하는 내용을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7차례에 걸쳐 시도됐으나 재무 요건 미달 등 이유로 허가가 나지 않은 '제4 이동통신' 출범의 법적 요건도 등록제 적용으로 완화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제4 이통은 재무적 요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줄줄이 사업자 허가를 받지 못했는데, 등록제 시행에 따른 규제완화에 따라 외국인 지분이 늘어나게 된다면 4이통 출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마다 기간통신 사업자는 엄격하게 외국인 지분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국내 외교안보 상황과 보안성 등을 고려하면 기간통신사에 대한 외국인 경영권 소유 허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간통신 등록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제4 이통사가 금방 등장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국내 이동통신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시장에 뛰어들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등록제 전면 시행이 성사될 경우, 소규모 통신사업자가 사물인터넷(IoT) 통신설비를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허가 대신 등록만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게 된다. 비 통신사업자가 통신기능이 부수적으로 포함된 상품을 자기 상표로 재판매할 경우는 별정통신 등록도 면제된다.
미래부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말까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미래부는 통신업계의 요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이동통신의 SK텔레콤과 시내전화의 KT 등 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책정할 때 적용되던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전환키로 했다. 나원재기자 nw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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