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영 IT정보화부 차장
![[허우영 칼럼] 제각각 `신고 앱`… 시민편의 아직 멀었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1902102251753001[1].jpg "[허우영 칼럼] 제각각 `신고 앱`… 시민편의 아직 멀었나")
아침 출근 길에 좁은 일방통행로를 걷고 있는데 뒤에서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는 차량이 경적을 울려 빨리 길가로 자리를 피했다. 차창 밖으로 나와 있는 운전자의 왼손에는 담배가 꽂혀 있었고 보행자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는 듯한 표정으로 쑥 지나친다. 얼른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터치한 후 일방통행 표시가 그려진 아스팔트 위를 역주행하는 순간을 노려 셔터를 눌렀다. '찰칵'. 사진 상태를 확인해보니 차량의 번호판이 선명하다. 경찰청 스마트 제보 애플리케이션(앱)과 행정자치부의 생활불편신고 앱을 놓고 고민하다가 소관 업무는 경찰이 맡고 있으므로 경찰청 앱으로 역주행 차량을 신고했다. 역주행 차량은 관할 경찰서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걸쳐 교통위반 범칙금 통지서를 발부받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이처럼 기초질서 위반 사항을 신고하는 방법이 편리해졌다. 국민이 국민을 감시하고 신고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국민의 준법의식 또한 높아져야 하므로 신고를 통한 준법의식 함양도 나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 신고 앱의 원조 격인 행자부의 생활불편신고 앱을 통해 신고된 민원건수를 살펴보면 2012년 7만1032건에서 작년 105만1564건으로 약 15배나 급증했다. 생활불편신고 앱으로는 교통위반은 물론 불법광고물, 불법주정차,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쓰레기 투기 등 모든 불편사항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신고할 수 있다. 신고 사항이 접수되면 관할 지자체로 업무를 맡겨 민원을 처리하고 추후 처리내용을 신고자에게 안내해 준다.
그러나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신고 앱이 너무 많다는 것과 처리 결과에 대한 불만족이 높은 것은 개선사항으로 지적된다. 앞서 경찰청 앱과 행자부 앱을 놓고 잠시 고민한 것처럼 각 기관별로 업무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앱을 만들다 보니 다양한 앱이 존재의 혼란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안전 문제를 전문적으로 신고하는 국민안전처의 안전신문고 앱까지 2015년 등장했지만 대부분의 신고 앱의 업무처리는 비슷하다. 관할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나 지자체로 이송·이관시켜 담당 공무원이 신고내용을 확인하고 현장 방문이나 유선 확인 등을 통해 종결하고 신고자에게 그 처리내용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지자체가 다르거나 담당 업무가 맡지 않으면 기관들끼리 이송·이관하는 것도 볼 수 있다.
현재 정부가 111·112·119 등 유선전화 신고체계 방식을 하나의 번호로 통일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국민신고 앱 체계도 하나로 통일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신고 앱을 통해 전달되는 기초위반, 국민불편 사항이 중복되거나 비슷한 내용이 많을 수 있으므로, 체계를 통합해 정확하고 신속한 대국민 서비스를 선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신고 앱을 통한 처리 결과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의 지속적인 현장 방문과 단골 위반자에 대한 교정 교육을 통해 기초질서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단속 공무원이 적어 업무량의 증가로 고단할 수 있지만 빅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해 지능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아울러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준법의식을 높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민원 신고를 통해 위반자로부터 범칙금을 납입 받으면 세수가 증가하는 만큼 이 일부를 신고자에게 포인트로 지급해 대중교통 요금할인이나 각종 세금 납부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면 한다면 많은 국민이 기초질서 위반사항을 신고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준법의식도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신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허위신고에 대해서는 기초위반보다 더 중한 처벌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우리 경제 규모는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아직 국민의 의식은 법보다 감정이 앞서는 만큼 단기간에 선진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민이 모두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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