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면서 B씨는 '사실 이 병원은 넓게 쓰려고 상가 두 개를 하나로 터서 만들었다. 상가 두 개 소유자가 다르니 임대차계약서는 두 개 써야 할 테지만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말하였고, 이를 믿은 A씨는 B씨가 말한 대로 병원 건물의 임대인인 C, D씨와 각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개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며칠 후 갑자기 법원에서 집행관이 나와 D씨가 갖고 있는 상가 부분이 경매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를 전하였다.
A씨는 그때서야 D씨 소유 부분 상가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서는 이미 A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 근저당이 수 개 설정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A씨는 이미 개원에 많은 돈을 투자하여 병원을 옮기면 큰 손해가 나는 상황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D씨 소유부분 상가의 경매에 참여하여 낙찰을 받기로 결정하였지만 그 사이에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소송연구회 자문변호사이자 대한변호사협회 노동법, 부동산 전문변호사로서 법무법인 신효의 의료컨설팅 팀을 이끌고 있는 오세정 변호사는 A씨와 같은 사례에 대하여 '예전에는 의사들이 직면할 수 있는 법률문제는 의료소송 한 가지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개원이 늘어나면서 의사들이 개원 초기부터 시설 양도양수, 건물임대차, 직원 고용, 의료사고, 리베이트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법률관계를 모두 자문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에게 종합적인 컨설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변호사는 개원의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으로 ① 개원 준비 시 병원을 운영하고자 하는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고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할 것 ② 기존 병원의 시설을 인수인계 받을 때는 반드시 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의 책임소재에 관한 문구를 넣을 것, ③ 직원을 고용할 때는 반드시 고용과 동시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하고, 근로계약서에 근로조건을 자세히 기재할 것, ④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때는 가급적 자세하게 작성하고, 특이점이 있는 환자는 더욱 상세하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것 ⑤ 시술이나 처방약의 부작용은 반드시 환자에게 직접 구두로 고지하고, 고지한 사실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여 둘 것을 언급하였다.
특히 병원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문제는 사후적으로 대처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임대차계약서, 근로계약서 작성단계나 진료기록부 작성 단계부터 미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충분히 받아야 문제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오 변호사는 조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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