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커제 9단에 '3전 전승' 거둬
바둑계 완전 정복 … 은퇴 선언
영 NHS와 환자 치료 단축 시험
신소재·신약개발 연구 활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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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공지능(AI)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세계 랭킹 1위인 중국 커제 9단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며 바둑계에서 인간을 완전 정복했다. 알파고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인간과의 바둑 경기는 하지 않고, 범용 AI로 새로운 영역 개척에 나선다.
지난 27일 알파고는 중국 저장성 우전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커제 9단과 마지막 3국에서 흑 209수 만에 불계승했다. 알파고는 커제 9단을 3연승으로 꺾고, 중국의 바둑 최고수 5명이 단체로 도전한 경기마저 이기며 인간 바둑고수에 설욕을 안겼다.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다섯 번의 대국을 시작으로 올초 인터넷 대국, 이번 중국 대국까지 인간을 상대로 모두 68승 1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인간이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둔 것은 지난해 이세돌 9단이 유일했다.
27일 경기 종료 후 커제 9단은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이라고 털어놨다. 커제 9단은 마지막 대국에서 제한시간 1시간여를 남긴 시점에 돌연 자리를 뜨고, 10분 만에 돌아와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행사가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바둑 대국"이라며 "알파고는 앞으로 인류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는 영역에서 인간 이상의 실력을 갖춘 범용 AI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알파고가 이번 대국에서 인간의 '기보'를 참고하지 않고 스스로 바둑 묘수를 학습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가공하지 않은 자료와 기본 원칙으로부터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깨우치게 됐다고 하사비스 CEO는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이미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인 NHS와 AI로 환자 치료·진단 속도를 단축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앞서 구글은 자사의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AI를 적용해 전력을 40%나 아꼈다. 특히 의학·공학 등 이공계 연구자들이 AI를 신소재·신약 개발 연구에 최적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하겠는 게 회사 입장이다. 올해 안에 알파고 알고리즘의 최종 학술 논문을 발표하고, 바둑 교육 도구를 개발하는 등 바둑계와 협력도 이어갈 것이라고 딥마인드측은 덧붙였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AI와 사람이 협력하면 그간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AI를 활용하면 모두에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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