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금리 충분히 완화적 수준"
금통위, 1.25% 만장일치 동결
추경 예고 속 경기부양 부담↓
"미국 금리 인상 속도 붙으면
한은 동결기조 유지 어려울듯"
일각, 내년 상반기 인상 예상
금통위, 1.25% 만장일치 동결
추경 예고 속 경기부양 부담↓
"미국 금리 인상 속도 붙으면
한은 동결기조 유지 어려울듯"
일각, 내년 상반기 인상 예상
한은 11개월째 금리 동결
1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대내외 경제 상황 변화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일단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고 있고,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확장적 재정정책이 예고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적어진 상황이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1.25%인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기준금리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증가 행진을 지속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오르는 등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추경 편성 등 재정을 동원한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하면서 경기부양에 전면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섣불리 인상하기도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줄었지만, 국내 증시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코스피도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투자자금이 동요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이 커져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의 도산 가능성만 커질 뿐이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가계부채 증가 문제는 지난해보다 증가폭이 다소 축소되기는 했지만 올 1분기에만 17조1000억원 늘어나는 등 여전히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 재무건전성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저금리 장기화로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한계가구가 감당해야 하는 이자 부담은 연간 332만원 늘어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총재는 "올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예년에 비춰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꺾였다고 확언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의 소득 기반을 높여주는 방안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점과 대비를 이룬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꺼내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기계적으로 따라 올리지는 않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가속이 붙을수록 한미 양국간 기준금리 역전시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유출 압력은 여전히 한은으로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날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83.1% 까지 급등했다.
한편 국회에서 한은의 설립목표에 기존 물가·금융안정 뿐 아니라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인 데에 대해 이 총재는 "완전고용이 중앙은행의 목적으로 명시돼있지 않지만 경기 상황을 판단할 때 고용상황도 주요 요소"라며 "앞으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러한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은 현재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 계류중이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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