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차이는 있다. '준법지원인' 제도가 기존의 회사 내부적 감독시스템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가 사전적으로 관여해 회사의 위법 행위나 법적 분쟁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반면 '준법감시인'은 회사 내부에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기본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야 하는 금융기관의 임직원들이 이런 내부통제기준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감독하는 일을 해왔다.
준법감시인제도는 2000년 10월부터 우리나라 은행 증권 보험 투신 종금 등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설치가 의무화되었으며 2001년 하반기부터 신용금고까지 의무화 범위가 확대됐다. 이종건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수료 후 이 제도 도입 초기 금융회사의 사내변호사로서 '준법감시인'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 기간이 17년에 달한다. 그동안 현대증권, 대우증권, 산은금융지주 등 국내 굴지의 금융ㆍ증권사들을 거쳐왔다.
이러한 그가 법무법인 동인에 새로운 둥지를 튼 이유는 더 폭넓은 범위에서 법률적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과거 그는 칼럼을 통해 변호사의 꿈에 대한 생각을 전한 적이 있다.
「몇 년 전 50대에 접어들게 되자 문득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새로운 일에 대한 갈증으로 고민하게 되었고 무엇을 하면 다른 분들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어, 고심 끝에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이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강의를 수강하면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거의 70세에 가까운 분도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고위 법관을 지내셨던 분도 대학원의 교수가 아닌 학생으로 대학원에 입학하여 젊은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발표 자료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내 생각이 틀렸음을 단번에 알게 되었고 나 역시 이 좋은 공부를 왜 늦게 시작하였는지 후회스럽기까지 하였다.」- 이종건 변호사 [칼럼] 법조인과 또 다른 꿈 발췌
당시 대학원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거치며 법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느낀 그는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준법감시인이란 이름을 벗고 새로이 변호사 이종건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그의 주력 분야는 오랜 기업 준법감시인 경력에 걸맞은 증권ㆍ금융ㆍ회사법 등을 아우르는 상법 일체이다. 석ㆍ박사 과정에서도 상법, 자본시장법을 전공했다.
구체적으로는 증권 자본시장 분야 중 △주식, 선물옵션 매매분쟁, △기타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발행공시 /유통공시 /공개매수, △불공정거래 /단기매매차익반환청구, △회계감사인 책임/ 자본시장법 위반, 금융 분야 중 △일반여신거래, 캐피탈, 대출사고, 대출채권 회수, △기업금융, 지급보증, M&A, 부동산PF, IPO, △투자신탁, 구조화금융, 파생금융, △보험 분쟁, 회사법 분야 중 △주식, 주주권, 주주총회, 감사/ 조직개편, △자금조달/ 기업형사 등이다.
이종건 변호사는 "사실 준법감시인 제도는 전통적인 지배구조와 맞지 않는 이질적인 제도이고 특히 업무감사권까지 갖는 감사(또는 감사위원회)의 역할과 중복되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기업에 요구되는 분쟁 예방, 해결을 위한 최적화된 법률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다시 새로운 도전과 시도 앞에 서 있다. 두려울 것은 없다. 50대에 들어섰어도 대학원 진학에 도전했듯이 법무법인 동인이라는 새로운 둥지는 그를 다시 도전하게 해 줄 것이다. 그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이라는 단어로 지금을 표현한다. 법률적 분쟁으로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수많은 의뢰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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