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올랐지만 영업익은 하락
이르면 내달 관광 재개 가능성
새정부와 관계 회복 여부 '촉각'
이르면 내달 관광 재개 가능성
새정부와 관계 회복 여부 '촉각'
면세점 수가 늘어나면서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국내 면세점의 1분기 수익성이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한령'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새 정권 출범 이후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어 면세점 업계에도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지난 1분기 국내 면세점 사업자의 매출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매출(1조3858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으며 호텔신라 면세사업 매출(9271억원)은 14.9%,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사업 매출(444억원)은 83.2%, SM면세점(251억원)은 약 31.4% 증가했다. 신세계디에프는 1830억원, HDC신라는 147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하락해 수익성은 나빠졌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영업이익(372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7%, 호텔신라 면세사업 부문(168억원)은 39.4% 감소했다. 신규 면세점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사업의 영업손실(127억원)은 46%, SM면세점의 영업손실(82억원)은 22.7% 커졌다. 신세계디에프도 20억원 상당의 적자를 냈다. 신규면세점 중에서는 HDC신라가 11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내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면세점 수가 증가하면서 업체들이 할인쿠폰 발급을 늘리는 등 마케팅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신규 면세점들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투자를 지속하다 보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사업에서 쓴 판매관리비(357억원)가 지난해 같은 기간(267억원)보다 33.7% 늘었다. SM면세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관리비(198억원)를 4.8% 더 썼다.
여기에 사드 배치 불똥이 면세·여행업계에 튀어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듦에 따라 사업환경은 더 어려워졌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은 99만8000명으로 3월보다 19.2% 줄고, 외국인 매출(5억9015만달러)도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사드 보복성 조치로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하기 이전인 2월과 비교하면 외국인 이용객 수는 38.9%, 외국인 매출은 33.1% 줄어 사드 여파로 인한 타격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사드 재논의' 입장을 내세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중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 금한령도 해제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이해찬 대통령 특사가 지난 19일 시 주석을 면담하는 등 두 나라 정상 사이에 관계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현지 일부 여행사에서는 한국 자유여행 상품을 팔고 있고, 한국방문 비자 대행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지방에서는 청주공항이 3월 이후 중국 정기노선 8개 중 5개 운항을 중단해오다 최근 중국 남방항공이 정기노선을 재개하고 휴직 중인 직원과 가이드들도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들어갔다. 면세점 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3월 15일 이후 정부가 사드 위기 해소를 위해 아무 기능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단체관광이 재개된다고 가정했을 때 패키지 여행상품 구매 시기 등을 고려하면 3분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