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거치며 분열된 국론·세대간 갈등 수습 `최우선 과제`

높은 실업률·저성장 극복 특단 경제대책 시급
4차 산업혁명 비전제시·과감한 혁신과 노력도
야당과 협치는 '필수사항'… 국론 통합 나서야
한·미 동맹 복원과 중국과 관계 개선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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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대통령 문재인

'5·9 대선'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쉽지 않은 승리를 거머쥔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적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는 것이 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다. 또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복지예산 증가라는 악순환의 해결도 절박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전세계적인 흐름에 대응하는 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과감한 혁신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교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로 틀어진 한미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를 수습해야 하는 등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다.

◇ 국민통합=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 대선과는 달리 이념 갈등 구조에서 세대 간 갈등 구조로 프레임이 전환됐다는 점이다. 대선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하면 문 대통령은 20~40대 연령층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기록했다. 하지만 50대,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20%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50대, 60대 이상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과거 대선이 좌·우의 이념 대결이었다면 이번 대선은 세대별 대결 양상이 뚜렷했다.

이 같은 세대 대결 양상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심화됐다. 한국갤럽이 2월 28일∼3월 2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앞두고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19∼29세 92%, 30대 95%, 40대 89%가 탄핵에 찬성했다.

하지만 60대 이상에서는 탄핵 찬성이 50%로 떨어졌다. 60대 이상에서는 탄핵 반대가 39%로 급상승했다. 탄핵 정국 당시 20~40대 국민이 주축이 된 '촛불 민심'은 문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에 '일등공신'이지만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20~40대와 60대 이상 세대의 세대 간 통합, 분열 수습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세대 간 대결 양상이 불거진 것은 난마처럼 얽혀있는 '경제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경제고통지수(실업률+소비자물가 상승률)는 6.4로 2012년 1분기(6.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악화된 경제로 인해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이것이 결국 세대갈등을 심화시켰다는 진단이다. 적극적인 '소통' 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 청년 실업 완화 등 경제 문제의 해법 제시도 문 대통령의 긴급한 과제다.

◇ 경제회복= 세계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부진한 내수 회복에 발목이 잡혀있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4.4%로 최근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회복세는 더디다. 정부는 투자와 수출의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높은 실업률, 체감 물가상승률 상승 등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열쇠는 문 대통령이 이끌 새 정부에 달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5일 일본 요코하마 방문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신정부가 출범한 첫해에는 경기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형성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호무역주의나 통상문제, 사드 보복 등 변수도 많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대외여건은 우호적이다. 이런 기회를 잘 살린다면 2%대 중반을 넘어 본격적인 성장세를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지적한대로 우호적인 대외여건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주요 2개국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문제 삼으며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관광을 금지하고 주요 소비재의 통관을 불허하는 등 비관세장벽을 높였다.

미국과 중국을 설득할 전략을 짜는 동시에 외연을 넓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흐름에 대응하는 정책 마련에 분주한 세계 주요국들을 추격하고 추월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 구분을 통해 혁신 역량을 키우는 한편 전략 분야를 잘 선정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새 정부가 백화점식 정책 나열에 그치지 않고 연구자들과 민간기업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의 요구다.

◇ 협치= 현재 국회 정당별 의석수는 민주당 119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새누리당 1석 등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제1당이지만 의석수가 과반(150석)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정책적으로 연대가 가능한 국민의당과 연대를 한다고 해도 국회선진화법 상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한 기준인 180석을 채우지 못한다.

열쇠는 문 대통령이 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방송연설에서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대선 전 문재인 후보 측은 초당적 인재 등용을 위해 국민추천제를 도입하고 국무총리의 인사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내각의 연대책임제를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 사항'이다. 협치를 하지 않는다면 새 정부 출범 초기 민심 수습, 국론 통합이 어려울 수 있다. 문 대통령이 6일 밝힌 대로 문 대통령은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주요 인사들과 수시로 만나며 국정운영 방향을 논의하고 법안처리에 동의를 구하는 등 직접 나서야 할 상황이다. 가장 시급한 것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내각 구성이다. 문 대통령이 곧바로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내정해도 국회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협치'에 실패할 경우 내각 구성은 상당 기간 지연될 수도 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은 특정 계파나 지역색을 초월해 야당이 납득할 수 있는 '대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 탄핵 정국으로 국민 여론이 갈가리 찢어진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의 새 정부 내각 인사는 정부 출범 초기는 물론 새 정부 5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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