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 미래 어젠다를 묻다<5>
'표심' 염두한 산업구조조정 정책
지난 3월 2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이 4월에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부도가 나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며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대우조선의 회사채와 대출은 채권단이 50%~100%까지 출자전환(빚을 주식으로 받는 것)하고 잔여 채권은 만기를 3~5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 지원까지 합산하면 총 6조7000억 규모의 금융지원이 대우조선에 투입됐다. 결국 대우조선의 경영난으로 초래된 '고통'을 끌어안은 것은 대부분 금융권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출의 80%를 출자 전환했다. 디지털금융 태풍을 맞아 대대적인 혁신과 투자를 감행해야 할 시점에 망해가는 중후장대 기업을 살리겠다고 수조원의 자금을 사실상 반 강제로 출자하게 된 셈이다.
대선 후보들은 대우조선을 비롯한 산업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해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답변만을 내놓았다. 조선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중후장대 산업은 지난 70~80년대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세운 산업이자 글로벌 무역이 보편화 된 현재에도 여전히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이다. 하지만 디지털혁명 시대를 맞아 시류에 적응하지 못하고 장기적 관점의 경영시각을 갖지 못한 채 눈앞의 성과에만 치중하다 부실, 부도라는 경영난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해 장기적 관점에서 방안을 고심하기 보다는 일단 '살려놓고 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대표는 "국민의 혈세를 금융채권자들의 채권 회수용으로 쏟아 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하면서도 "대우조선이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어려운 조선경기를 버텨낼 체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우조선과 조선산업을 살려 내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답변이다. 조선·해운산업은 해양통상국가인 우리나라의 근간을 버티는 산업인만큼 불황기를 견딜 수 있는 (정부 지원 등)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무조건 적인 자금지원이 아니라 조선업이 자력갱생 할 수 있도록 "아직까지 태부족한 국가 해군, 해경 선박 건조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일방적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통한 장기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부 내에 상시구조조정체제를 갖추고 구조조정 기금을 마련해 신속하게 투입하는 등 법과 제도적기반이 보완되어야 한다"면서 "대우조선의 경우 원칙적으로 대마불사 등 대기업지원 측면보다도 협력중소기업과 지역경제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가장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은 빠르게 살릴 수 있도록 '화끈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문제가 조선업 불황 외에 산업은행 산하 공기업화로 인한 방만경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하면서 과감한 정부지원과 대우조선 자구노력으로 일단 회생시킨 뒤 정부는 손을 떼고 민영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우조선의 부실은 노동자가 아닌 경영자의 잘못에 기인했기 때문에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구조조정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실직자의 재취업, 재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실직, 임금체불에 대한 대책과 지원도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기업에 정부가 지원할 경우에는 경영자와 주주가 납세자보다 먼저 손실을 보게 하여 납세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손실분담원칙이 지켜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표심' 염두한 산업구조조정 정책
지난 3월 2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이 4월에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부도가 나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며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대우조선의 회사채와 대출은 채권단이 50%~100%까지 출자전환(빚을 주식으로 받는 것)하고 잔여 채권은 만기를 3~5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 지원까지 합산하면 총 6조7000억 규모의 금융지원이 대우조선에 투입됐다. 결국 대우조선의 경영난으로 초래된 '고통'을 끌어안은 것은 대부분 금융권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출의 80%를 출자 전환했다. 디지털금융 태풍을 맞아 대대적인 혁신과 투자를 감행해야 할 시점에 망해가는 중후장대 기업을 살리겠다고 수조원의 자금을 사실상 반 강제로 출자하게 된 셈이다.
대선 후보들은 대우조선을 비롯한 산업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해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답변만을 내놓았다. 조선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중후장대 산업은 지난 70~80년대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세운 산업이자 글로벌 무역이 보편화 된 현재에도 여전히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이다. 하지만 디지털혁명 시대를 맞아 시류에 적응하지 못하고 장기적 관점의 경영시각을 갖지 못한 채 눈앞의 성과에만 치중하다 부실, 부도라는 경영난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해 장기적 관점에서 방안을 고심하기 보다는 일단 '살려놓고 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대표는 "국민의 혈세를 금융채권자들의 채권 회수용으로 쏟아 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하면서도 "대우조선이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어려운 조선경기를 버텨낼 체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우조선과 조선산업을 살려 내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답변이다. 조선·해운산업은 해양통상국가인 우리나라의 근간을 버티는 산업인만큼 불황기를 견딜 수 있는 (정부 지원 등)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무조건 적인 자금지원이 아니라 조선업이 자력갱생 할 수 있도록 "아직까지 태부족한 국가 해군, 해경 선박 건조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일방적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통한 장기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부 내에 상시구조조정체제를 갖추고 구조조정 기금을 마련해 신속하게 투입하는 등 법과 제도적기반이 보완되어야 한다"면서 "대우조선의 경우 원칙적으로 대마불사 등 대기업지원 측면보다도 협력중소기업과 지역경제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가장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은 빠르게 살릴 수 있도록 '화끈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문제가 조선업 불황 외에 산업은행 산하 공기업화로 인한 방만경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하면서 과감한 정부지원과 대우조선 자구노력으로 일단 회생시킨 뒤 정부는 손을 떼고 민영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우조선의 부실은 노동자가 아닌 경영자의 잘못에 기인했기 때문에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구조조정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실직자의 재취업, 재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실직, 임금체불에 대한 대책과 지원도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기업에 정부가 지원할 경우에는 경영자와 주주가 납세자보다 먼저 손실을 보게 하여 납세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손실분담원칙이 지켜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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