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심, 기업 '사금고' 전락 우려
홍·안·유, 규제 완화 등 긍정적
홍·안·유, 규제 완화 등 긍정적
대선주자에 미래 어젠다를 묻다<5>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 방안
유력 대선주자들은 입을 모아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감독체계 개편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디지털금융 혁신의 '꽃'이라 볼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두고 '은산분리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 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이유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정책 당국은 우려하는 '사금고'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용공여(대출) 금지 등 각종 규제안을 내세웠지만, 반대파는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해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의 소유지분을 제한한 현행법 하에서 인가를 신청한 것"이라며 "특정 기업을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시중은행 등 금융산업 전반에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현행법 안에서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은산분리를 포함한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가 강조한 금산분리는 비단 인터넷전문은행 뿐만 아니라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보험, 카드 등)를 소유한 재벌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한화 등 재벌그룹은 금융계열사의 자산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 자산규모는 2015년 말 기준 313조원으로 그룹 전체 자산의 50.3%를 차지한다. 한화그룹은 금융자산이 전체 그룹사의 80%를 차지한다. 동부와 태광은 각각 80.8%, 83.6%가 금융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문 후보는 금산분리 강화 정책을 통해 금융회사를 보유한 재벌그룹으로부터 금융회사를 분리한 '중간금융지주' 설립을 주도하고 이에 대한 엄격한 감독을 통해 재벌 기업들이 함부로 금융회사를 통한 자금 유용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역시 금산분리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다만 문 후보는 "법 제도 개편은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심 후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은행이 사금고화되고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증대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심스럽게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들도 있다. 은산분리 규제 원칙을 훼손해선 안된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제한적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재벌 대기업의 은행 지배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은산분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은산분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은행과 산업의 분리를 통한 금융과 산업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을 통한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해서는 은행법 개정이 아닌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다 적극적으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은산분리는 산업화 시대에 금융을 산업정책 수단으로 쓰기 위해 만든 제도로 이의 규제 완화는 세계적 추세"라면서 "금융 후진국인 중국조차도 과감한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해 과감하게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홍 후보의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금산분리가 소신이지만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사금고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식으로 제한적인 규제 완화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대선 이후 은산분리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권에 따라 정책 방향이 요동을 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담은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대선 이후 정부 조직개편,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연내 제도 마련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강은성기자 esther@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 방안
유력 대선주자들은 입을 모아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감독체계 개편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디지털금융 혁신의 '꽃'이라 볼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두고 '은산분리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 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이유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정책 당국은 우려하는 '사금고'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용공여(대출) 금지 등 각종 규제안을 내세웠지만, 반대파는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해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의 소유지분을 제한한 현행법 하에서 인가를 신청한 것"이라며 "특정 기업을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시중은행 등 금융산업 전반에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현행법 안에서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은산분리를 포함한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가 강조한 금산분리는 비단 인터넷전문은행 뿐만 아니라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보험, 카드 등)를 소유한 재벌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한화 등 재벌그룹은 금융계열사의 자산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 자산규모는 2015년 말 기준 313조원으로 그룹 전체 자산의 50.3%를 차지한다. 한화그룹은 금융자산이 전체 그룹사의 80%를 차지한다. 동부와 태광은 각각 80.8%, 83.6%가 금융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문 후보는 금산분리 강화 정책을 통해 금융회사를 보유한 재벌그룹으로부터 금융회사를 분리한 '중간금융지주' 설립을 주도하고 이에 대한 엄격한 감독을 통해 재벌 기업들이 함부로 금융회사를 통한 자금 유용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역시 금산분리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다만 문 후보는 "법 제도 개편은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심 후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은행이 사금고화되고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증대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심스럽게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들도 있다. 은산분리 규제 원칙을 훼손해선 안된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제한적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재벌 대기업의 은행 지배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은산분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은산분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은행과 산업의 분리를 통한 금융과 산업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을 통한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해서는 은행법 개정이 아닌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다 적극적으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은산분리는 산업화 시대에 금융을 산업정책 수단으로 쓰기 위해 만든 제도로 이의 규제 완화는 세계적 추세"라면서 "금융 후진국인 중국조차도 과감한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해 과감하게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홍 후보의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금산분리가 소신이지만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사금고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식으로 제한적인 규제 완화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대선 이후 은산분리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권에 따라 정책 방향이 요동을 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담은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대선 이후 정부 조직개편,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연내 제도 마련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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