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그동안 발을 묶었던 출국금지에서 풀려나면서 내주부터 글로벌 경영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첫 행보는 최근 SK가 공을 들이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사업 인수가 유력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17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최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가 지난 18일 풀렸다. 지난해 12월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출국이 금지되면서 경영 행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최 회장이 4개월 만에 자유로운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당장 최 회장은 첫 해외 일정으로 오는 24일 일본 도쿄에서 도시바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인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하고 앞으로의 사업 계획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최 회장은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금융기관 관계자 등을 만나는데, 이 자리에서도 도시바 인수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최 회장이 진두지휘해왔던 SK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참여는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컨소시엄에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도 추가로 들여오는 작업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연합군을 형성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인수가가 불어나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도시바 인수전은 SK하이닉스와 대만 홍하이(폭스콘),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브로드컴,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이 뛰어들었다. 특히 폭스콘은 3조엔(약 31조원)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져 도시바 인수전은 한층 달아오른 상황이다.
앞서 최 회장은 최근 "지금 진행하는 도시바 입찰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바인딩 입찰이 아니어서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본입찰은 달라질 것"이라며 도시바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박슬기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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