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사업 그룹중추 육성 의지
해외 재무적투자자와 손잡아
웨스턴디지털·칭화유니 등 경쟁
인수땐 선두 삼성전자 바짝 추격
6월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해외 재무적투자자와 손잡아
웨스턴디지털·칭화유니 등 경쟁
인수땐 선두 삼성전자 바짝 추격
6월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한국과 미국, 중국 반도체 기업이 대거 뛰어들면서 한·미·중 낸드플래시 시장 쟁탈전의 막이 올랐다. 국내 업체로는 SK하이닉스가 해외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인수전은 SK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참여를 결정한 만큼 반도체 사업을 키우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29일 외신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에 마감한 도시바메모리 예비입찰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의 웨스턴디지털·마이크론, 대만의 홍하이·TSMC, 중국의 칭화유니그룹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몇몇 FI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희망 출자비율과 금액, 자본 조달 방법 등을 적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도시바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분사와 사명, 경영진 임명 등의 안건을 의결하고 내달 1일 '도시바메모리'를 출범시킨다. 이후 예비입찰자들의 실사를 진행한 후 본 입찰 참여 여부 결정에 따라 오는 6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도시바는 각국의 독점금지법 등의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앞서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지분 19.9%만을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 2월 3일 1차 입찰을 마감했지만, 예상보다 참여가 저조하고 미국 원전에서 낸 손실이 7조원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매각 대상 지분을 50~100%로 늘려 재입찰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인수가는 애초 3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뛰었다.
1차 입찰에도 참여했던 SK하이닉스는 자본 조달 부담감에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FI들과 손잡고 이번 입찰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유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인수전 참여는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중추로 키우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에 따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주도했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직접 나서, 함께 일본 출장을 오가며 이번 인수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은 2012년 일본의 반도체 업체 엘피다를 인수하려다 접은 바 있는 등 반도체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도시바는 일본 시가현 요카이치에서 낸드플래시 공장 4곳을 가동하고 있으며, 월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으로 55만6875장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2억달러 매출, 18.3%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가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낸드플래시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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