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타격… 회계법인 '빅4' 체제 균열
삼정, 2위로 올라갈 가능성 커
안진-딜로이트 제휴지속 촉각
삼정, 2위로 올라갈 가능성 커
안진-딜로이트 제휴지속 촉각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1년간 신규 감사계약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번 징계로 상장사와 금융사 등 대다수 기업과의 신규계약이 불가능해져 회계업계 '빅4' 체제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4일 임시회의를 열고 딜로이트안진에 대해 3년차 이상 상장사, 증선위의 감사인 지정회사, 금융사에 대한 신규계약 금지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과징금 16억원과 과태료 2000만원도 부과됐다. 딜로이트안진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등록취소·직무정지건의, 주권상장·지정회사 감사업무제한, 당해 회사 감사업무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및 업무정지는 내달 5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석란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딜로이트안진의 대우조선 감사팀 담당 파트너와 부대표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알았음에도 이를 묵인했고, 안진 품질관리실은 감사품질 관리를 형식적으로 수행해 감사팀이 대우조선의 회계처리 위반을 묵인하도록 방조했다"며 "6년간 대우조선의 감사인으로서 장기간 분식회계 사실을 묵인·방조해 감사인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저버렸다"고 설명했다.
◇"폐업 위기는 벗어났지만..."=딜로이트안진에 영업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 졌음에도 업계에서는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진은 2016 회계연도 기준 총 1068개 기업의 외부감사 업무를 수행했다. 이 중 상장사는 223개로 전체의 21% 수준이다.
딜로이트안진은 감사계약 1~2년 차인 상장사의 경우 남은 계약기간 동안 계속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상장사가 감사인 변경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감사인선임위원회 승인을 받아 감사인을 교체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징계 결과는 안진의 입장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감사 대상 기업 중 상장사는 300여곳이 안되는 상황에서 기존 1~2년차 기업은 계약이 유지되고 신규 계약만 체결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간판을 내릴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상장사와의 계약이 전부 금지됐더라도 주요 기업들과의 계약을 3월 중 이미 만료했다면, 이번 징계로 인한 실질적인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회계법인은 명성이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는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뢰도 추락…빅4 체제 개편 불가피=폐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모면 했지만, 신뢰도 추락으로 회계업계 빅4 체제의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기업회계 분야에서는 삼일PwC·딜로이트안진·삼정KPMG·EY한영이 빅4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감사업무 순위 2위인 안진이 3위인 삼정과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삼정이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진에 대한 징계 논의가 진행되면서, 경쟁사들이 안진의 파트너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며 "회계법인은 파트너 단위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파트너를 빼오면 영업 물량까지 같이 따라온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와 안진의 제휴가 지속될지도 관심사다.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가 중단되면 감사보고서의 권위가 추락해 외국계 기업은 물론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로부터도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PMG는 과거 제휴를 맺었던 산동회계법인이 영업정지를 받자, 제휴를 해지하고 삼정회계법인과 새롭게 제휴를 맺은바 있다. 이로 인해 산동회계법인은 결국 폐업했고, 삼정이 빅4에 새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안진은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은 계속 유지될 것이란 입장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증선위의 결정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기업들이 계속해서 최상의 전문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딜로이트 글로벌은 한국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안진 회계법인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4일 임시회의를 열고 딜로이트안진에 대해 3년차 이상 상장사, 증선위의 감사인 지정회사, 금융사에 대한 신규계약 금지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과징금 16억원과 과태료 2000만원도 부과됐다. 딜로이트안진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등록취소·직무정지건의, 주권상장·지정회사 감사업무제한, 당해 회사 감사업무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및 업무정지는 내달 5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석란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딜로이트안진의 대우조선 감사팀 담당 파트너와 부대표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알았음에도 이를 묵인했고, 안진 품질관리실은 감사품질 관리를 형식적으로 수행해 감사팀이 대우조선의 회계처리 위반을 묵인하도록 방조했다"며 "6년간 대우조선의 감사인으로서 장기간 분식회계 사실을 묵인·방조해 감사인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저버렸다"고 설명했다.
◇"폐업 위기는 벗어났지만..."=딜로이트안진에 영업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 졌음에도 업계에서는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진은 2016 회계연도 기준 총 1068개 기업의 외부감사 업무를 수행했다. 이 중 상장사는 223개로 전체의 21% 수준이다.
딜로이트안진은 감사계약 1~2년 차인 상장사의 경우 남은 계약기간 동안 계속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상장사가 감사인 변경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감사인선임위원회 승인을 받아 감사인을 교체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징계 결과는 안진의 입장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감사 대상 기업 중 상장사는 300여곳이 안되는 상황에서 기존 1~2년차 기업은 계약이 유지되고 신규 계약만 체결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간판을 내릴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상장사와의 계약이 전부 금지됐더라도 주요 기업들과의 계약을 3월 중 이미 만료했다면, 이번 징계로 인한 실질적인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회계법인은 명성이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는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뢰도 추락…빅4 체제 개편 불가피=폐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모면 했지만, 신뢰도 추락으로 회계업계 빅4 체제의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기업회계 분야에서는 삼일PwC·딜로이트안진·삼정KPMG·EY한영이 빅4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감사업무 순위 2위인 안진이 3위인 삼정과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삼정이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진에 대한 징계 논의가 진행되면서, 경쟁사들이 안진의 파트너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며 "회계법인은 파트너 단위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파트너를 빼오면 영업 물량까지 같이 따라온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와 안진의 제휴가 지속될지도 관심사다.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가 중단되면 감사보고서의 권위가 추락해 외국계 기업은 물론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로부터도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PMG는 과거 제휴를 맺었던 산동회계법인이 영업정지를 받자, 제휴를 해지하고 삼정회계법인과 새롭게 제휴를 맺은바 있다. 이로 인해 산동회계법인은 결국 폐업했고, 삼정이 빅4에 새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안진은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은 계속 유지될 것이란 입장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증선위의 결정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기업들이 계속해서 최상의 전문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딜로이트 글로벌은 한국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안진 회계법인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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