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혈세 퍼주기' 비판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사채권자집회가 열리는 다음 달 17∼18일 중대 고비를 맞는다.
대우조선은 이틀간 만기가 각각 다른 회사채 다섯 종류에 대한 채무 재조정을 시도한다. 이들 회사채에는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연쇄지급불능) 조항이 걸려 있어 사채권자집회 5회 중 1회만 부결돼도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합친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26일 금융당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내달 17∼18일 회사채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모두 1조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전환(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다.
대우조선은 회사채를 주당 4만350원에 주식으로 바꿔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14일 대우조선이 분식회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날의 가격에서 10%를 깎은 금액이다. 거래 정지 당시 대우조선 주가는 1주당 4480원으로, 이후 10대1 감자를 진행해 주가는 4만4800원이다.
가결 요건은 전체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 출석, 출석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다. 이와 함께 총 채권액 3분의 1 이상 동의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채무 재조정에 동의해 크로스 디폴트를 막고, 대우조선을 회생 가도에 올릴 열쇠는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다. 전체 회사채의 28.9% 규모다.
특히 다음 달 21일 만기 회사채의 경우 국민연금이 40%가량을 들고 있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국민연금이 사채권자집회에 불참하더라도 다른 채권자 대부분이 참여하면 집회는 성사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불참하면 가결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 내부 회의를 열고 심의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부실기업 살리기에 국민의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대우조선이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끝내 손실을 보게 된다면 책임 추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했다가 뒤늦게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권'하거나 아예 사채권자집회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 회사채 1800억원(13.3%)을 보유한 우정사업본부와 1000억원을 들고 있는 사학연금(7.4%),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우조선은 즉각 사채권자 설득에 나섰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 출자전환이 되지만, 회사 노력으로 주식가치를 올려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만기 연장되는 채권의 경우 3년 후 상환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갖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채의 30%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대우조선 직원들이 팀을 꾸려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할 계획이다. 내년 4월 2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도 사채권자집회 소집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협상을 해야 한다. 일정한 가결 요건 규정이 없어 채권액 100%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대우조선은 이틀간 만기가 각각 다른 회사채 다섯 종류에 대한 채무 재조정을 시도한다. 이들 회사채에는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연쇄지급불능) 조항이 걸려 있어 사채권자집회 5회 중 1회만 부결돼도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합친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26일 금융당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내달 17∼18일 회사채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모두 1조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전환(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다.
대우조선은 회사채를 주당 4만350원에 주식으로 바꿔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14일 대우조선이 분식회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날의 가격에서 10%를 깎은 금액이다. 거래 정지 당시 대우조선 주가는 1주당 4480원으로, 이후 10대1 감자를 진행해 주가는 4만4800원이다.
가결 요건은 전체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 출석, 출석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다. 이와 함께 총 채권액 3분의 1 이상 동의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채무 재조정에 동의해 크로스 디폴트를 막고, 대우조선을 회생 가도에 올릴 열쇠는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다. 전체 회사채의 28.9% 규모다.
특히 다음 달 21일 만기 회사채의 경우 국민연금이 40%가량을 들고 있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국민연금이 사채권자집회에 불참하더라도 다른 채권자 대부분이 참여하면 집회는 성사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불참하면 가결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 내부 회의를 열고 심의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부실기업 살리기에 국민의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대우조선이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끝내 손실을 보게 된다면 책임 추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했다가 뒤늦게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권'하거나 아예 사채권자집회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 회사채 1800억원(13.3%)을 보유한 우정사업본부와 1000억원을 들고 있는 사학연금(7.4%),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우조선은 즉각 사채권자 설득에 나섰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 출자전환이 되지만, 회사 노력으로 주식가치를 올려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만기 연장되는 채권의 경우 3년 후 상환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갖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채의 30%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대우조선 직원들이 팀을 꾸려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할 계획이다. 내년 4월 2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도 사채권자집회 소집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협상을 해야 한다. 일정한 가결 요건 규정이 없어 채권액 100%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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