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만6000㎞ 정밀도로지도 완성 '자율차 상용화' 착착
서울 ~ 부산 30분·최고시속 1000㎞ 자기부상열차 연구개발도
서울 ~ 부산 30분·최고시속 1000㎞ 자기부상열차 연구개발도
■ 2017 리스타트 코리아
눈 앞으로 다가온 교통빅뱅
첨단기술의 결집체인 '미래교통'은 이미 우리 발밑에 펼쳐지고 있다. 올 연말에는 동승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버스가 판교를 달리며 자율주행 시대 개막을 알린다. 최대 시속 1000㎞로 서울에서 부산을 30분 안에 통과하는 '아음속 캡슐 트레인'도 개발되고 있다. 교통빅뱅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자율주행차 실험도시(K-City) 구축 등 '자율차 안전성 평가기술 및 테스트베드 개발' 연구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안전성 평가기술은 전용도로 기반 레벨3 자율주행과 자율주차, 고장 시 안전성능 및 통신보안성 확보를 위한 평가기술, 기준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K-시티는 화성에 위치한 65만평 규모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 내에 이미 구축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시험로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도로·시가지 상황을 반영해 자율주행 실험이 가능하도록 구축한다. 자동차전용도로 구간은 올해 상반기에 구축하고, 도심부 등 기타도로도 내년 상반기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단계적 구축을 통해 도시 조성 중에도 우선 사용 가능한 부분은 바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올 연말 판교역에서 판교창조경제밸리에 이르는 편도 2.5㎞ 구간에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12인승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키로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는 내년 2월 9일에는 서울 만남의광장에서 평창올림픽 주경기장 주변까지 200여㎞를 자율차 5∼6대가 달릴 예정이며 올림픽 기간 올림픽 행사지역 셔틀 서비스를 위해 하반기부터 시험주행을 한다.
국토부는 자율차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핵심부품 개발에 올해 신규로 88억원, 안전성 평가기술에 105억원을 투입하는 동시에 위치정보보호법 예외 허용과 자동차관리·도로교통 법령 정비 등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또 올해 서울∼호법 구간에 차세대ITS(C-ITS)를 구축하고, 870㎞ 길이의 도로에 대해 정밀지도를 만들어 이를 이용한 정밀 글로벌위치시스템(GPS) 시범서비스를 수도권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정밀도로지도는 정확도 25㎝ 수준으로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선, 도로시설, 표지시설 정보가 제공된다. 2020년까지는 전국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 총연장 5000㎞, 2021년부터 2025년까지는 4차로 이상 도로 및 일부 2차로 구간 2만1000㎞에 대해 정밀도로지도가 구축된다. 2025년이 되면 총연장 2만6000㎞의 자율차 정밀도로지도가 완성된다.
자율차 인증절차와 주행 인프라 구축도 활발히 이뤄진다. 현대자동차와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는 올 하반기에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도 각각 자율차 시험을 한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는 앞서 지난해 11월 카카오 택시와 닮은꼴인 '스누버2'를 공개했다. 앱 하나로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운전자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무인자율차다. 3D 지도와 이동체 탐지·추적, 충돌 위험회피 기술을 비롯해 협로 등 좁은 길 주행과 도로 표지인식까지 기술 수준이 높아졌으며 스누버1에 사용됐던 고가의 단일 센서 대신 다수의 저가용 센서를 설치해 가격대가 낮아져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는 2020년까지 레벨3 수준 자율차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레벨3는 맑은 날씨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는 여전히 필요한 수준이다. 또 연말까지 유엔 세계자동차기준조화포럼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자율주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자율조향장치국제기준 개정작업을 진행한다. 국내의 경우 현행법상 자율차 임시운행을 할 때 운전자를 포함해 2인 이상이 탑승해야 해, 완벽한 무인자율차 성능 확인을 위해서는 미국 애리조나주까지 가야 한다.
세계 각국도 자율차 시대에 앞서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자율주행 개발에 새 국면을 맞았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자율차 개발 부문을 X 프로젝트 랩에서 분리해 웨이모라는 이름의 자회사로 독립시켜 사업을 본격화했다. 웨이모는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합작해 자율주행차 100대를 생산했다. 크라이슬러의 미니 밴인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일부 변형된 모습이며 자율주행 기술과 센서, 구조 시스템의 기능이 탑재됐다. 웨이모는 올해초 일반 도로에서 자율차 시험주행에 나선다.
구글은 최근 시각장애인이 동반자 없이 자율차를 단독 시험 운행하는 데 성공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장애인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구글 자율차에 탑승해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구글의 이 같은 성공과 관련해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확신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이자 개발 단계가 상용화에 다다랐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자율차가 2020년 상용화돼 2035년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율차 상용화에 발맞춰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도로 인프라 조성이다. 자율차 환경 센서의 인식 범위는 100∼300m에 불과하다. 또한 기상과 환경의 영향에 취약하고 정체 상황 발생 시 정보 수집과 교환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힘들고, 지장물로 인한 사각지대나 음영지역에서의 안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보다 넓은 영역의 정확한 정보를 연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의 역할이 필요하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은 다부처 공동기획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단계 및 실용화 전략을 수립하고 로드맵을 마련해 도로 인프라와 협력하는 오토 파일럿 시스템 개발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도 자율주행 수준이 미국 도로교통안전청 레벨 2단계(복합기능 자동화)와 레벨 3단계(제한적 자율주행)로 진입할 경우 도로 인프라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하에 이를 대비한 로드맵을 수립,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볼보자동차가 주도하고 스웨덴 정부와 교통국, 스웨덴 교통관리공단이 주도하는 '드라이브 미' 프로젝트에서 인프라와 협력하는 자율차를 시험하고 있다. 2013년 12월 첫 발표 후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 끝에 현재 스웨덴 고텐버그의 일반 공용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 볼보의 클라우드 시스템은 교통국과 연결돼 각 자동차에 3D 지도와 GPS 정보, 교통 신호등의 데이터를 전송한다.
자율주행 시대와 더불어 초고속열차 시대도 열린다. 6∼7월경 서울에서 부산까지 구간을 한 번도 쉬지 않고 1시간 50분대에 주파하는 열차가 등장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최고 시속이 1000㎞로 음속의 0.8배(마하 0.8)에 이르는 '아음속 캡슐 트레인' 연구 개발이 본격화된다. 시속 1300㎞로 달리는 테슬라의 '하이퍼루프'에 견줄만한 초고속 교통수단이 될 전망이다.
진공에 가까운 튜브형 터널 안에서 자기부상 상태로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미래형 교통수단인데 이 열차가 상용화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30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주행 중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중부양 선로' 역할을 하는 원형 가이드웨이 튜브 구조물 내의 공기압을 0.001기압 수준으로 낮추고 전자기력을 이용해 탈것을 공중에 띄운 후 초고속으로 '날아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 철도연구원은 앞서 2011년 테스트용으로 52분의 1 크기 진공튜브열차를 제작, 시속 700㎞로 달리는 실험을 진행했다.서명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자율주행과 관련해 최근 데이터 보안, 법적 문제, 신뢰성과 안전성, 경제성, 윤리 등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며 "자율차 상용화를 위해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으며 개별 부품이나 자동차 회사, 도로운영기관이 각각 전략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협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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