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사고, 피해자 괜찮다고 해도 구호조치 없이 자리 뜨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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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 피해자 괜찮다고 해도 구호조치 없이 자리 뜨지 말아야
최근 수원지법 형사합의15부는 자전거를 탄 어린이를 오토바이로 들이받아 상해를 입히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차량)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자전거를 탄 B군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그는 사고 직후 B군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등 상태를 확인한 뒤 다친 곳이 없다고 판단, 그대로 현장을 떠났는데, 다음날 병원에서 B군이 전치 2주의 대퇴부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이에 검찰은 A씨가 뺑소니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기소했지만, 법원은 A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군은 사고 직후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벗어났으며 병원 진료 후 대퇴부 타박상에 대한 치료를 받지 않고 곧바로 퇴원했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B군이 입은 부상은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 치유될 수 있는 정도로 보여 상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B군이 상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A씨가 사고 직후 10초 이상 현장에 머무르며 피해자의 상태를 살핀 점 등에 비춰보면 A씨가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점이나 구호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형법상 '상해'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는 도주차량죄 아냐

이에 대해 법무법인 태일의 최인한 변호사는 "이러한 판결은 형법상 '상해'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어 건강상태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도주차량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2015도14535)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업무상과실, 중과실의 죄를 범한 때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에 해당되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때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최 변호사는 "만일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면서 "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도 가중처벌된다"고 강조했다.

'뺑소니 사고' 도주차량죄 성립 요건

일명 '뺑소니 사고'로 불리는 도주차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인명피해가 있어야 하고 운전자가 이를 알고 도주하여야 하며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이다. 여기서 '도주'의 의미는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법원은 본다.

이에 최인한 변호사는 "운전자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해야 하고 단순히 차량을 파손시키고 도주한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운전자가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을 인지해야 하므로 뺑소니가 아닌 것을 증명하려면 인지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상황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미성년자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자리를 뜨면 안 되며 사고 현장 사진촬영이나 부모와 통화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만일 억울하게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을 경우에는 사고현장사진과 블랙박스 영상 확보하고 변호사의 도움으로 적절한 변호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 변호사는 최근 SBS TV '모닝와이드'에서 타이어 고장으로 갓길에 멈춰서 있던 승용차를 인근을 지나던 차량이 그대로 들이받고 도주하여 피해자와 보험회사 직원이 숨지는 뺑소니 사건에 관해 법률자문으로서 해당 형사처벌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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