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충돌경고·자동주차 등
안전·편의기능 '선호' 반면
차 가격은 저렴하길 원해
원하는 기능과 비용간 격차
위치정보 공개 30% 부정적
윤리적 딜레마 합의도 필요
안전·편의기능 '선호' 반면
차 가격은 저렴하길 원해
원하는 기능과 비용간 격차
위치정보 공개 30% 부정적
윤리적 딜레마 합의도 필요
'자율차' 운전자 절반이상 찬성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작업과 거쳐야 할 합의 과정이 상당히 길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자율차가 운전 미숙이나 졸음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어 도입에 대해선 국민 절반 이상이 찬성하지만, 아직 관련 기술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자율차를 위해 지불하고자 하는 비용수준은 낮기 때문이다.
안전·편의 기능에 대한 요구는 높은 반면 지불 의향 가격은 해외의 절반 수준으로 낮은 상황이다. 전문가와 일반인 운전자, 비운전자간의 인식격차가 큰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연말 판교 자율주행 셔틀버스 도입과 내년 평창올림픽 지원 구간에 대한 정밀도로지도 구축 등 자율차 상용화를 위한 노력에 앞서 자율차를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가격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합당한 지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일반인 700명은 온라인 조사를 하고, 영업용 차량 운전자 200명은 면접조사를, 전문가 75명은 온라인 조사와 서면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정확하고 심도 있는 조사결과를 내놓기 위해 방식을 정밀하게 기획했다. 조사 범위도 자율차 수용성, 윤리 인식, 법제도 책임 등으로 폭넓게 잡고 전문가와 일반인 운전자, 비운전자의 인식 차이도 확인했다.
국민들은 자율차 안전·편의 기능과 관련해 전방충돌경고, 자동주차, 차선이탈경고 시스템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안전·편의 기능이 추가되더라도 자율차 가격은 저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기능별로 일반 찻값의 평균 23만∼42만원을 더한 수준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는데 자동주차 시스템이 41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자동제동장치(34만3000원), 전방충돌경고시스템(32만4000원), 지능형속도조정시스템(31만1000원) 순으로 높은 비용을 낼 준비가 돼 있었다.
국민들이 이용하고자 하는 기능과 지불하고자 하는 비용간의 격차가 있는 것. 미국에서 자율차가 현재 기본 찻값의 400만원을 더한 수준이므로 국내에서도 자율차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찻값에 200만원이 더해지는 수준까지는 국민들이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 수용성을 높이는 정책이나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구축을 확대해 차량이 아닌 교통인프라에서 상당 기능을 구현해 주면 차량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국민들은 자율차의 장점은 인식하면서도 10명 중 4명은 자율주행시스템 고장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국민들은 자율차 주행 시 위치정보가 공개되는 것에 대해서도 10명 중 3명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자율주행 운행 시 안전 확보 및 도로 운영 효율화를 위해 자율차 운전자의 개인 위치정보 제공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자율주행 버스에 대해서도 10명 중 3명꼴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시험운행 단계에서 자율주행 기술 안전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완전한 자율차를 도로에서 대면할 때도 보수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직업운전자는 50%, 전문가 38%, 운전자 37%, 비운전자 34% 순으로 일반 도로에서 자율차를 맞닥뜨렸을 때 보수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자율차 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 대한 폭넓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차 탑승자 자신과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 10명 중 누구의 안전을 우선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17%가 자신을 희생해 10명을 살리겠다고 답변했다.
공유 자율차의 교통법규 위반 시 책임은 응답자의 대부분이 공유시스템 운영자와 제작자가 져야 한다고 응답했고 공차인 자율차 교통사고 책임은 제작사와 공동책임이라고 답변했다. 공유차 법규 위반 책임에 대해 운전자의 44%, 비운전자의 38%, 전문가의 33%는 공유 운영자의 책임으로 봤으며 운전자의 31%, 비운전자의 34% 및 전문가의 27%는 제작자 책임이라고 답했다.
공차 자율차 교통사고 책임에 대해 운전자의 40%, 비운전자의 35%, 전문가의 52%가 제작자의 책임으로 운전자의 27%, 비운전자의 38% 및 전문가의 30%가 모두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고 봤다.
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자율차 운행 시 딜레마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대응 알고리듬의 작동 여부를 안전성 평가항목에 두고, 극한 상황에 대응하는 차량 거동기준 마련하는 등 안전 기준이 필요하다"며 "윤리적 선택에 대한 합의와 윤리 프로그램의 공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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