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공백에 주요 결정 등 한계
이재용 '구속'… 재계 영향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그룹이 1938년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오너 부재라는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꾸준히 준비해 온 '시스템 경영'이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이미 '시스템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이지만 구심점 없는 혼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삼성그룹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당한 이후 아직 소위 '플랜B'로 불리는 총수 부재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은 이 부회장의 무죄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외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그룹 총수 밑으로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콘트롤타워가 계열사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왔다. 하지만 꼭짓점인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그룹을 운영한 적은 그룹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재계에서는 일단 총수 대행으로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실장(부회장)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형사 피의자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신분이어서 활동 반경이 좁혀진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도 총수 대행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거시적인 의사결정이나 계열사 간 업무조정까지 맡기에는 신분과 책임소재 등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각자 책임경영 체제로 가면서 협의체 형식으로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재계는 사업 재편과 대규모 인수·합병(M&A) 같은 큰 결정은 총수가 아니면 어려운 만큼 앞으로 삼성의 경영 움직임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조 단위의 대형 투자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책임 소재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오너 부재의 공백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비슷한 1인 총수 체제인 CJ그룹 역시 2012년만 해도 2조9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재현 회장 부재 기간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투자 실적이 1조원대에 마물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스템의 삼성이라지만 시스템을 조종하는 관리자가 없다면 무의미하다"며 "당분간 삼성의 전략적인 투자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그룹이 1938년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오너 부재라는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꾸준히 준비해 온 '시스템 경영'이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이미 '시스템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이지만 구심점 없는 혼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삼성그룹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당한 이후 아직 소위 '플랜B'로 불리는 총수 부재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은 이 부회장의 무죄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외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그룹 총수 밑으로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콘트롤타워가 계열사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왔다. 하지만 꼭짓점인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그룹을 운영한 적은 그룹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재계에서는 일단 총수 대행으로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실장(부회장)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형사 피의자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신분이어서 활동 반경이 좁혀진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도 총수 대행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거시적인 의사결정이나 계열사 간 업무조정까지 맡기에는 신분과 책임소재 등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각자 책임경영 체제로 가면서 협의체 형식으로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재계는 사업 재편과 대규모 인수·합병(M&A) 같은 큰 결정은 총수가 아니면 어려운 만큼 앞으로 삼성의 경영 움직임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조 단위의 대형 투자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책임 소재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오너 부재의 공백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비슷한 1인 총수 체제인 CJ그룹 역시 2012년만 해도 2조9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재현 회장 부재 기간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투자 실적이 1조원대에 마물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스템의 삼성이라지만 시스템을 조종하는 관리자가 없다면 무의미하다"며 "당분간 삼성의 전략적인 투자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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