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현 테크빌교육 부사장
![[포럼] 4차 산업혁명, `SW교육`으로 앞당겨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1402102251753001[1].jpg "[포럼] 4차 산업혁명, `SW교육`으로 앞당겨야")
요즘은 여기저기서 온통 4차 산업혁명 이야기다. 올해 다보스 포럼이 얼마 전 개최되며 그 빈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몇 차 혁명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기술의 급진적 변화로 산업계에 혁명적 변화가 일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산업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변혁하는 기저에는 발달된 기술들이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소프트웨어에 의해 구현되고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앞으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교육부는 2015년 9월 23일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로서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지식 생산자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교육이 강화돼 소프트웨어 교육 교과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시행이 내년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충분한 수업 시간확보와 교사 역량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내년부터 의무화가 시행되는 중등에서는 소프트웨어 수업시간이 34시간이다. 한 학기도 아니고 한 학년도 아니고 3년 교육과정 중에 34시간이다. 내후년에 의무화가 시행되는 초등학교에서는 전체 교육과정 중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17시간이 편성돼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교사의 전문성 확보 문제도 이러한 수업시간 부족 문제와 연관돼 있다. 이 정도 시수에 전담교원을 배치하기도 어렵고 기존 교원을 재교육해 소프트웨어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창조적 작업이며, 제조업적인 특성도 가지고 있다. 문제를 인식해 추상화하고 이를 분석해 해결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작업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내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작업이다. 이를 자동화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생산해내는 작업은 제조업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자 다양하고 폭넓은 산업적 범위를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에 담아내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이제 막 학교에 도입되기 시작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서서히 틀을 잡아가고, 소프트웨어 교육 역량을 갖춘 교원이 배출돼 자리를 잡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문제는 그 때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의 공교육 시스템과 민간의 역량이 힘을 합쳐야 한다. 무리한 부담을 주는 사교육이 문제인 것이지 공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의 영역이 있다고 본다. 해외의 유수 교육박람회에 가보면 공교육과 사교육의 구분 없이 업체들이 효과적으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교구와 교재들을 전시하고, 이를 놓고 교사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이지,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사인지 기업체에서 개발을 담당하는 직원인지는 중요치 않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창의성 교육의 한가지로 다양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는 민간영역에서 충분히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부가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교육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정규교과에서 부족한 소프트웨어 교육시간을 보충하고 전문 강사인력도 활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에서 비정기적인 소프트웨어 교육 캠프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를 공공기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 보다 전문 역량을 갖춘 민간기관에 위탁운영을 맡김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뒤처진다,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안 보인다 등 우려 섞인 기사들을 많이 보게 된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 뒤처지지 않고 앞서 나아가기 위한 토대가 바로 교육이며 그 중심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있다. 이를 위해 공교육과 민간영역이 힘을 합쳐 각자의 역할을 한다면 이제는 희미해진 IT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다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고, 4차 산업혁명에서도 변방국가로 밀려나지 않고 당당히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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