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하 한국뇌연구원 국제연구팀
루게릭병과 치매를 일으키는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cryptic exons)'이 발견됐다.
한국뇌연구원은 정윤하 선임연구원(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이 세포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발현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해마에서 시작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전두엽에서 시작되는 '전두엽 치매'와 근육 마비가 온몸으로 퍼지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상 경화증)'은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조절하는 'Tdp-43' 단백질의 이상이 공통 원인으로 꼽힌다.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은 DNA에서 염기서열 UG가 반복되는 구간에 가까이 위치한 유전자 조각으로, 평소에는 mRNA로 만들어지지 않아 아무런 역할이 없다.
Tdp-43 단백질이 정상이면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의 발현을 억제해 정상 단백질이 만들어지지만, 이 단백질에 문제가 생기면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학자들은 Tdp-42 단백질과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이 세포 종류에 따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내면 전두엽 치매 등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구팀이 Tdp-43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근육세포와 신경세포 등 세포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수수께끼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에서 발견된 비정상 단백질은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이 끼어들어 만들어진 것으로, 구조가 불안정하거나 일찍 분해돼 제 기능을 못 했다.
정윤하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Tdp-43 단백질과 특정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이 퇴행성 뇌신경계 및 근육질환의 진행과정에 독특한 방법으로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뇌신경계 질환, 근육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과 조기진단 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몰레큘러 뉴로디제네레이션'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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