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왕교자' 생산 첨단화
품질검사 거쳐 소비자 공급
국가별 특징 반영한 제품에
중국·미국 등 현지 생산도
품질검사 거쳐 소비자 공급
국가별 특징 반영한 제품에
중국·미국 등 현지 생산도
지난 20일 인천 신흥동3가 CJ제일제당 냉동식품공장. 부추, 양파 등 야채가 곳곳에 수북이 쌓인 가운데 흰색 방진복에 무진모를 쓰고 고무장갑을 낀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바로 비비고 왕교자의 만두소에 들어가는 야채를 씻으며 검수하고 있는 것. 만두 제조과정은 전처리·가공·포장 등 3단계로 나뉘는데 '야채 선별'은 전처리 과정의 첫 단계다.
조철민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장은 "과거에는 직원 20명 정도가 쭉 줄을 서서 직접 선별했지만 최근 자동 검출설비를 도입, 육안 검사와 병행해 달팽이, 흙 등을 골라낸다"고 말했다.
이물질을 걸러낸 야채는 절단기를 통해 잘게 썰렸다. 만두소에 들어가는 고기도 같은 과정을 통해 이물질을 선별한 뒤, 알맞은 크기로 절단했다. 큼직하게 썰린 야채와 고기는 기계를 통해 양념과 혼합돼 만두소로 탄생했다. 한 켠에는 만두소가 수레째 가득 담겨 가공 장소로 옮겨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가공현장에서는 동그란 만두피를 찍고 남은 반죽이 지그재그를 그리며 켜켜이 쌓였다. 종잇장처럼 얇은 반죽이 눈에 띄었다. 수타면처럼 3000번 치대고 수분 간 진공 반죽해 얇고 쫄깃한 만두피를 구현한 것. 동그랗게 잘린 반죽 위로 일정량의 만두소가 자동으로 얹어져 이내 절반으로 접혔다. 이어 만두 모양의 성형틀로 이동, 윗부분을 누르자 비비고 왕교자 특유의 물결무늬가 잡히면서 만두가 완성됐다. 조 공장장은 "만두 성형기는 CJ제일제당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생산성은 33% 높이고 불량률은 절반 가까이 줄였다"고 말했다.
만두는 불량과 이물질을 걸러내는 '1차 선별' 시험대를 통과, 스팀으로 연속해 쪄내는 '증숙' 과정을 거쳤다. 이후 영하 40℃의 급속동결기에서 단시간에 연속 동결한 뒤 비비고 왕교자로 탄생했다. 이어 두 차례 금속성 검사 후 포장과 품질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매대에 오를 수 있다.
이렇게 정밀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까지 국내 누적 매출 16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총 누적매출은 3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에서 작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현지 1위 만두 업체로 등극했다. 최근 2∼3년새 국내 시장점유율은 최고 44%까지 높아졌다.
이날 인천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사진)은 "지난 3년간 브랜드 투자에만 524억원, 연구·설비 투자에 316억원을 쏟아부었다"며 "품질을 유지하고 편의성을 높여 시장점유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중 70%는 해외에서 달성, 세계 1위 만두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미 중국과 미국에서 현지화한 비비고 만두를 생산, 판매 중이며 일본·몽골·러시아·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 만두와 비슷하게 생긴 '래핑 푸드(Wrapping Food)'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것.
특히 현지 특유의 입맛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현지화 제품으로 이미 중국에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를, 미국에는 '비비고 스팀덤플링' '비비고 오가닉팟스티커' 등을 선보였다.
앞으로 해외 시장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러시아·독일·베트남으로 확대하고 현지 생산업체를 인수해 연구개발, 생산 기술을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러시아 만두인 '펠메니' 생산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베트남 냉동식품업체인 '까우제'를 인수, 올해 비비고 만두와 동남아식 만두인 '짜조' 생산에 착수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비비고 한식반찬 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OEM)인 '마인프로스트'에도 만두 설비를 투자해 현지에 비비고 만두를 최근 선보였다. 다음 달에는 일본에도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는 등 동남아, 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선 600억원을 들여 뉴저지 공장을 증설, 현지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 강 부사장은 "중국 랴오청 바이오 공장 안에 300억원을 들여 두 개 생산라인을 깔아 광저우 외에도 생산거점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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