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선부분 수익으로 상쇄
현대중만 유일한 흑자
대우조선·삼성중 적자폭 ↓
현대중만 유일한 흑자
대우조선·삼성중 적자폭 ↓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1조6000억원이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적자 탈출은 허울뿐이라는 평가다. 정유와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비조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조선해양 부문의 부진을 상쇄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1월 수주결과를 보면 조선 부분은 21억달러로 2014년(58억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전기·전자와 건설장비 부문은 각각 16억달러, 15억달러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했던 선제 구조조정도 실적 회복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부터 울산 조선소의 4도크(dock·선박건조대)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과잉설비를 조정하는 한편 1조1300억원 규모의 비주력사업을 정리했다. 또 희망퇴직과 분사, 아웃소싱으로 3500여명의 인력 조정도 병행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조선 부문의 매출은 하락했으나 정유 부문의 호실적과 지난해 7월 이후 시행하고 있는 인건비 감축의 결과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우조선의 영업손실 규모는 약 5200억원으로 2014년(2조9372억원 적자)에 비해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1조5019억원 적자)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두 회사 역시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 군살 빼기에 집중한 결과 유례없는 수주절벽 상황에서도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을 예상한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수주가뭄이 지속하는 가운데 후판(조선용 철판) 등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등 조선업계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새해 경영 화두로 '생존'을 꼽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실적은 내년까지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매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대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력 강화와 원가절감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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