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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거부 환자 맘도 돌린 AI왓슨의 ‘족집게 처방’

길병원 암센터 '다학제 진료실'
MRI·CT사진으로 암상태 분석
'추천·보류·비추천' 3색 제안
모니터에 순식간에 해결책 제시
치료 거부 환자도 만족도 높아 

이경탁 기자 kt87@dt.co.kr | 입력: 2017-01-10 17:00
[2017년 01월 11일자 14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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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거부 환자 맘도 돌린 AI왓슨의 ‘족집게 처방’
길병원 암센터내 IBM 왓슨 다학제 진료실 내부 전경. 의료진이 환자에게 인공지능을 통한 치료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길병원 제공


항암치료 거부 환자 맘도 돌린 AI왓슨의 ‘족집게 처방’
길병원 내부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 입구. 길병원 제공



[르포] 암 진료나선 '인공지능 왓슨' … 의료혁명 현장을 가다

"왓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볼까요?" 의사가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자 왓슨이 모니터에 항암치료를 추천하는 결과 값을 보여줬다. 그동안 항암치료를 거부하던 암환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의지를 바꾸는 순간이었다.

최근 모든 곳에서 AI을 이야기한다. 비단 IT 기업뿐 아니라 산업군을 불문하고 AI로 사업을 혁신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정부에서 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AI혁명이라 표현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바둑계 최강 구글 알파고와 함께 AI의 대표주자인 IBM 왓슨이 지난해 12월부터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길병원에서 암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길병원이 도입한 왓슨의 정식 명칭은 IBM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로 미국 뉴욕 맨하튼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 암센터'에서 학습했다. 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의학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정형·비정형 의료데이터를 학습했다. 현재 사람 의사의 암 오진율이 평균 40∼50%인데 반해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90%에 가깝다.

기자가 찾은 길병원은 곳곳에 네온사인과 현수막을 통해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 진료개시'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 병원을 왓슨 병원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춥고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병원 본관 1층에 위치한 암센터에는 절실한 표정의 환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로비에 기다리고 있었다. 각 암종별로 해당 교수가 일주일에 한 번씩 왓슨으로 진료를 한다.

센터 내부에는 간호사가 암환자를 상담하는 공간과 의사들이 왓슨의 도움을 받아 환자를 진단하는 다학제 진료실이 있다. 다학제 진료실에는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함께 들어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테이블과 3개의 모니터가 놓여있다.

환자가 들어오면 우선 의사들은 환자가 촬영한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 단층촬영) 사진으로 환자에게 현재 암 상태를 설명한다. 진료 참관을 허락해준 환자는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40대 유방암 여성 환자였다.

환자가 들어오고 의사들이 진단을 시작한다. "현재 환자 유두 근처에 1㎝ 크기의 종양이 있고 세포가 계속 증식하고 있어요. 여기서 0.5㎝ 더 커지면 위험해요." 이어 진료실 안 모니터를 통해 왓슨이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태를 순식간에 판단하고 해결책을 줬다. 왓슨은 △추천하는 치료법을 초록색으로 △판단보류를 주황색으로 △비추천하는 치료법을 빨간색으로 모니터에 띄었다. 이 환자는 초록색으로 분류됐다. 즉 항암치료를 조언한 것이다.

왓슨은 전문의의 소견서와 진단서에 나타난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의 의미와 맥락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치료옵션을 제안한다. 또 의무기록을 추적한 뒤 환자의 특성을 요약해 의사에게 함께 알려준다. 맞춤치료옵션을 등급화함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해 시행하도록 돕는다. 등급화된 치료옵션에는 각각의 근거자료가 함께 제시된다. 나아가 환자를 위해 공유 가능한 개별 치료계획과 교육자료를 작성해 의사에게 전달한다.

이날 왓슨을 통한 다학제진료를 진행한 전용순 길병원 외과(유방클리닉) 교수는 "다학제 진료와 인공지능 왓슨 진료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한 번에 여러 과 담당 교수들을 만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환자분들이 매우 만족하는 편"이라며 "왓슨의 치료에 대한 추천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교수들이 향후 치료에 대한 의견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보고 왓슨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등장으로 의사 입장에서 위기의식보다는 오히려 똑똑한 조력자가 생겼다는 편안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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