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최 한국CA테크놀로지스 사장
![[DT광장] `앱이코노미 생태계`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3102102351813001[1].jpg "[DT광장] `앱이코노미 생태계` 시급하다")
O2O, 핀테크, 드론 등 새로운 시장이 전 세계 산업지형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이들 분야에서 낡은 규제로 국내 스타트업의 발이 묶인 사이 해외 스타트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어떠한가?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베팅한 국내 대기업은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시장의 판을 제대로 읽지 못해 고전 중이다. 전 세계가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국 산업 생태계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모든 기업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규정되는 오늘날 '앱이코노미(Application Economy)'에서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하는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기업은 모든 비즈니스가 클라우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IT와 융합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도 대응해야 한다. 앱이코노미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메가트렌드 속에서 정부, 대기업, 스타트업이 각개약진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3자는 생존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
이미 전 세계가 협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 CA테크놀로지스의 글로벌 조사 결과, 아태지역 정부 응답자의 95% 이상, 대기업 응답자의 90%, 스타트업 응답자의 81%가 3자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정부 응답자의 74% 이상은 스타트업이 앱이코노미의 성장을 견인하는데 매우 중요 또는 중요하다고 평가했으며, 79%는 같은 맥락에서 앱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한 대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앱이코노미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경쟁구도도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대기업 응답자의 87%와 스타트업 응답자의 64%는 서로를 약간 혹은 매우 유익한 관계이자 경쟁적 위협이라 규정했다. 기술 통합이든 B2B 영업 협력이든 파트너십이 성장에 이롭다는 이야기다.
실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은 가시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기관인 500스타트업과 인시아드대학교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버, 에어비앤비, 스냅챗, 핀터레스트 등 10억달러 클럽에 포함된 스타트업 중 61.7%가 최소 하나 이상의 대기업에서 투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풍부한 자원과 경험 그리고 스타트업의 창의적 기술과 아이디어가 결합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상호보완의 혜택을 누린 것이다.
국내 대기업도 IT 산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 정부공인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지원센터를 열고 CA와 함께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공과 민간차원의 다양한 상생모델을 통해 한국의 앱이코노미는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서울은 워싱턴, 런던, 베이징 등 세계적 도시와 함께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선정한 앱이코노미 10개 핵심도시 '앱이코노미 핫스팟'에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 혁명의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끊임없이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혁신하는 조직 만이 살아 남는 시대임을 명심해야 한다. 디지털 역량이 곧 생존력인 앱이코노미에서 파괴적 혁신은 스타트업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차세대 혁신 속도와 발맞추지 못한 기업은 도태되고 수 십년간 시장을 장악했던 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앱이코노미의 핵심 주체인 스타트업, 대기업, 정부가 탄탄한 IT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정부, 대기업, 스타트업 모두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협업방안을 모색하고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모든 조직은 협업의 혜택을 완전히 누리기 위해 민첩성, 운영 건전성, 혁신태세를 갖춰야 한다.
지난 7월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2년차를 맞아 1~2년 내 세계 스타트업 7대강국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때 창업강국이라 불렸던 대한민국이 정부·대기업·스타트업 삼강구도로 단단하게 다져진 협업을 기반으로 앱이코노미를 견인하고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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