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사에만 유리한 항목 추가
성능 평가서 결격으로 드러나
국방부, 조만간 결과 발표할듯
업계 "재입찰은 공정경쟁해야"
성능 평가서 결격으로 드러나
국방부, 조만간 결과 발표할듯
업계 "재입찰은 공정경쟁해야"
국방부의 대북확성기 추가 도입 사업이 재입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불공정 특혜 입찰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심리전단이 M사를 사업자로 선정하고 지난달 말 성능평가를 실시했지만, 군이 요구하는 성능에 턱없이 부족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방부 심리전단은 10㎞ 떨어진 곳에서도 받아적을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한 가청 성능을 요구했지만, M사가 성능평가에 내놓은 확성기는 3㎞ 정도밖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능평가 결과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M사는 고출력 원거리 도달 확성기를 제작한 경험이 없고 관련 기술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M사는 주로 방송용 음향장비를 생산하던 회사로 애초 대북확성기 사업자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지난 4월 국방부 심리전단은 대북확성기 추가도입 사업을 긴급입찰로 부치면서 M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초 5개사가 입찰에 참여했으나, 평가항목에 M사에 유리한 항목이 들어가고 배점을 높게 책정하면서 경쟁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M사가 낙찰받을 수밖에 없었다.
심리전단은 대북확성기 성능과는 전혀 관련 없는 대리점 보유 여부를 심사항목에 넣는 등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입찰을 진행했다. 이전 확성기 입찰에 볼 수 없었던, M사에게만 유리한 항목을 추가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감행했다.
국방부 심리전단이 M사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심을 받는 것은, 기동형 고출력 확성기를 이미 개발해 납품한 경험이 있는 회사가 있음에도 배제했다는 점이다. 심리전단이 긴급입찰이라는 명목으로 성능평가를 기술개발 이후로 미룬 것도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심리전단은 업계의 이의제기와 언론의 지적이 거세지자 당시 '7월 말까지 성능평가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자 선정을 다시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번에 성능평가에서 명백히 결격으로 드러난 이상 국방부 심리전단은 조만간 결과를 공표하고 재입찰을 부칠 것으로 보인다.
확성기 개발업체 한 전문가는 "국방부가 신속히 성능평가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어 또 다른 의심을 낳고 있다"며 "첫 테스트에서 10㎞에 한참 떨어지는 3㎞ 밖에 가청거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기술 튜닝 후 테스트를 해봤자 10km 도달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음향솔루션 개발업체 관계자는 "M사가 기술을 충족 못 시킨 것도 문제지만 M사가 납품하려고 하는 확성기의 부품은 국산이 아닌 외산"이라며 "국내에 고출력 확성기 제작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있는데, 이를 배제하고 능력도 검증 안 된 기업을 사업자로 선정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성능평가에서 부적격 결과가 나오고 업계와 언론의 지적이 비등하면서 마침내 군 검찰이 이번 대북확성기 사업의 비리 여부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군 검찰은 입찰비리뿐 아니라 확성기 사업예산 183억원을 부풀리기 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국방부가 도입하기로 한 확성기 40대의 추가도입에는 100억 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M사를 배제하고 다시 재입찰을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으로 보인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우리가 북한에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는 전략 자산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의 확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국방부 심리전단이 공정하게 재입찰에 부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지향성 음향전파전달 기술과 초고출력 스피커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 있다. 이미 관련 제품들은 중동과 동남아에 수출되고 있는 등 이미 검증을 받았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