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서비스 시장 영향력은 미미할 듯
국내 사업자 사실상 독점
애플기기 점유율 등 문제
성장 한계 부딪힐 가능성
국내 사업자 사실상 독점
애플기기 점유율 등 문제
성장 한계 부딪힐 가능성
돌풍을 일으킨 '이케아'일까, 미풍에 그친 '넷플릭스'일까.
이르면 오는 하반기 국내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음원 서비스 '애플뮤직'과 관련해 시장의 셈법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뮤직의 국내 진출 가능성에 물음표를 찍으면서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성에 대해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부터 '애플뮤직'의 국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첫 단계로 국내 4개 음악 관련 저작권 단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음악실연자협회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등 나머지 3개 단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3개 협회 중 한 관계자는 "애플뮤직과 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현재 절충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새로운 음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4개 저작권 협회와 계약 체결 후, 플랫폼 구축을 해야 하고, 국내 음원 공급을 위한 유통사, 제작사 등과 협약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율도 필요하다.
업계에선 애플뮤직의 하반기 공식 진출 가능성에도 '한다', '못한다' 등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애플뮤직은 국내 음원 시장 환경에서 납득할 수 없는 저작권료 분배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정상가격이 아니라 할인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주겠다고 하고 있다"며 "유통사와 제작사의 계약 체결 소식이 들리기 전까진 국내 진출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첫 번째 관문인 저작권 협의와 플랫폼 구축 단계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히려 애플이 국내 시장 진출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멜론이나 지니 등 기존 음원서비스 강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 쪽에서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뮤직이 국내 진출해도 넷플릭스처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은 '아이폰' 등 애플 기기의 국내 점유율이 미미하고,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이나 지니(KT뮤직) 등 국내 사업자들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뮤직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기훈 애널리스트는 "애플뮤직은 국내 약 126만명의 아이폰 이용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 가격도 한 달 10달러(약 1만1500원)로 가격 경쟁력이 낮다"고 말했다.
국내 음원서비스는 이동통신사와 프로모션 등을 통해 30~50% 할인된 가격으로, 사실상 애플뮤직 서비스의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뮤직이 들어와도 주요 소비 음원은 한국 음악이 될 것"이라며 "이미 이용자들은 국내 플랫폼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음원서비스 유료가입자 수를 620만명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멜론이 58%, 지니가 10%, 엠넷닷컴(CJ E&M) 9%, 벅스(NHN엔터테인먼트) 9% 등을 차지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애플뮤직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9월 말 출시된 이후 현재 세계적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미국 등 해외 계정 로그인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이용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채희기자 poof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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