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비례성 기준' 개정
9만원 요금제 27만원 지원때
3만원 요금제 15만원 받도록
이통사 자유롭게 제공 가능
9만원 요금제 27만원 지원때
3만원 요금제 15만원 받도록
이통사 자유롭게 제공 가능
고가의 이동통신 요금제를 써야 많은 휴대전화 지원금(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서, 3만~5만원대 낮은 요금제를 써도 기존보다 더 높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개정한다.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효과가 크게 나타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요금제에 따른 차별적 지원금 지급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은 단통법 고시 개정을 이르면 이번 주 행정 예고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단통법 고시의 '비례성 기준' 조항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행 고시는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 비례성 원칙을 적용한다. 지원금을 이용요금으로 나눈 '지원율'이 모든 요금제에서 같아야 한다.
예컨대 이통사가 9만원 요금제에서 갤럭시S7 단말기 지원금을 27만원으로 공시했다면 지원율은 300%다. 이렇게 되면 비례성 기준에 따라 3만원 요금제에선 9만원까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이통사가 고가 요금제에 많은 지원금을 내걸어 마치 많이 할인해주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실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3만~5만원대 요금제에선 지원금이 많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게 했다.
미래부는 지원금의 비례성 기준 틀을 유지하되, 저가 요금제에 한해 예외를 허용키로 했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이통사는 저가 요금제에서 고가 요금제 지원율보다 높은 지원금을 설정할 수 있고, 상위 요금제 지원금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지급할 수 있다.
예컨대 이통사가 9만원 요금제에 지원금 27만원을 공시한 경우에도 300%라는 지원율에 구애받지 않고, 3만원 요금에서도 500%를 적용해 15만원의 지원금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통사 입장에선 시장 상황에 따라 비례원칙에 구애받지 않고, 저가 요금제에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하지만 고시 개정안의 지원금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들은 비례 기준과 무관하게 저가 요금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실제 SK텔레콤 갤럭시S7의 경우, 6만9000원 요금제부터 최대 지원금 25만7000원을 지급해 지원율은 372%이지만, 저가인 3만6000원 요금제 지원금은 16만5000원으로 지원율 458%가 적용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통법 고시 유권 해석을 통해 이미 이통사가 저가 요금제에서 더 많은 지원율을 적용하는 것을 허용해왔다"며 "고시개정은 이를 명문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래부의 고시 개정은 시장에 큰 변화는 일으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의 고시 개정안은 저가 요금제에서도 지원금을 올릴 근거를 마련했지만, 요금제에 따른 기본적인 지원금 차별은 여전히 인정하고 있어, 근본적인 경쟁 유도책이 되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단통법 고시 개정안은 이르면 내달 초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돼, 8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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