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 3000억대 횡령 등 비자금 조성·자금 이동 포착
특혜로비·자료은닉 시도 판단
임직원들 줄줄이 소환 예정
비상경영체제 구성도 힘들어
특혜로비·자료은닉 시도 판단
임직원들 줄줄이 소환 예정
비상경영체제 구성도 힘들어
■ 롯데 비자금 수사
검찰, 계열사 15곳 추가 압수수색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5일째로 접어들면서 비자금 조성, 특혜 로비, 횡령, 페이퍼컴퍼니 설립설 등 온갖 의혹이 쏟아져 나오자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가 '올스톱' 상태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롯데그룹 본사, 정책본부, 계열사, 오너 일가 집무실 압수수색에 이어 14일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1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1차 압수수색에서 비자금 조성과 자금 이동 관련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 및 횡령에 대한 단서는 물론 특혜 로비 움직임과 자료 은닉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포착한 단서는 △리조트 사업 부문 인수·합병을 통한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계열사들과 신 총괄회장간의 10여 건의 비정상적 부동산 매매거래 △롯데쇼핑의 홍콩법인인 롯데쇼핑홀딩스를 통한 중국투자 과정서 3000억원대 횡령 △동탄2신도시 백화점 공모사업 낙찰 특혜 로비 △신격호·신동빈 연 300억원 비자금 의혹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간 장외 주식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조세포탈 의혹 등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2차례에 걸쳐 강도 높게 진행되자 일각에서는 '계열사 전체를 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돌 정도다. 한편으로는 검찰이 이같이 수사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1차 압수수색이나 관련자 소환 조사에서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에 롯데그룹은 "백화점식 수사에 대응할 힘은커녕 사소한 업무 자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경영관리 전반을 담당하는 정책본부는 압수수색 후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 상태다. 검찰이 컴퓨터, 문서, 임직원 휴대전화까지 모두 압수해갔기 때문이다. 검찰이 1차에 압수한 물량만 해도 1톤 트럭 10대 규모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계열사 임직원이 소환되거나 줄줄이 소환이 예상돼 있어 비상 경영체제를 꾸리는 것도 어려운 상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핵심 리더들 모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출국금지 조치까지 당했다. 롯데 계열사 사장단의 리더 역할을 해온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마저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시절 유해성분이 들어 있는 가습기살균제 판매문제로 구속돼 롯데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시스템은 사실상 작동이 중단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신 회장의 원톱 체제를 구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신 회장 사람들이 주축이 돼 유고 상황 시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작은 업무까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하는 것은 과잉 수사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