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폐막 부산모터쇼에 신차 49종 중 디젤 단 2종
대부분 가솔린 먼저 출시
미국선 폭스바겐·벤츠 등 약 20개 모델 판매중단
대부분 가솔린 먼저 출시
미국선 폭스바겐·벤츠 등 약 20개 모델 판매중단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한국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국내에선 작년까지만 해도 무수히 쏟아지던 디젤 신차가 뚝 끊겼고, 지난해 9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태를 최초로 밝혀낸 미국에선 추가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들이 디젤차의 판매를 아예 중단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미국 시장 내 디젤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54% 감소한 3만358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신차 판매량이 1.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들통 난 폭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쉐 등 3개사가 올 들어 주요 유로6 디젤 모델의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추가로 연비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도 2017년형 GLS-클래스를 비롯해 R-클래스, GLK-클래스 등의 디젤 모델 판매를 잠시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미국 시장에서 올 들어 판매가 끊긴 디젤 모델은 약 20개 차종에 육박한다. 독일 제조사들은 지금까지 가솔린차 위주의 미국 시장에서 지난 몇 년간 디젤차 수요가 늘어가나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투자를 늘렸지만, 이번 디젤차 파문으로 타격이 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디젤차 판매 비중이 가솔린차를 넘어서며 디젤차가 '대세'로 떠올랐던 국내 자동차 시장 역시 최근 들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2일 폐막한 2016 부산모터쇼의 경우 49종에 달하는 신차가 쏟아진 가운데 폭스바겐의 신형 티구안과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을 제외하곤 디젤 신차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60여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절반 이상을 디젤차로 꾸렸지만, 올해는 출시를 미루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두 번째 신차 G80을 출시하면서 가솔린 모델을 먼저 선보였다. 한국GM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말리부의 디젤차 출시 계획을 접었다. 대신 하반기 중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앞서 아우디는 지난달 신형 A4를 출시하면서 가솔린 모델 2개 차종만을 선보였고, 폭스바겐도 신형 파사트를 가솔린 모델로만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하반기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은 1개만 선보이고, 나머지 2개는 가솔린 엔진 적용 모델로 들여올 계획이다.
디젤차 판매 비중이 최소 70%에서 최대 90% 이상에 육박하는 독일차 업체들의 이 같은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독일산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외면도 본격화하면서 올 들어 5월까지 수입 디젤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4.2%가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젤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불기 시작한 디젤차 광풍이 지난 몇 년간 한국과 미국을 덮어왔으나 배기가스 조작 파문 한방으로 형국이 뒤집어졌다"면서 "디젤 신차가 급감하는 이 같은 변화는 곧 유럽 본토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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