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상장사 확대 · 모험자본 육성 … 거래소 체질개선 주력 "

IPO성공 위해 자본시장법 조속히 통과돼야
올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유가증권 상장
스타트업 코넥스 입성 손쉽게 제도개선 박차
주식거래시간 연장 업계와 협의 임기내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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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상장사 확대 · 모험자본 육성 … 거래소 체질개선 주력 "


■ DT 초대석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해외 거래소가 합종연횡으로 덩치를 키우며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무대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대체거래소(ATS) 설립 논의가 시작되며 거래소 산업의 무한 경쟁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스타트업·벤처 산업이 커지면서 이들이 뻗어 나갈 발판으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와 맞물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 운영이라는 소극적인 역할에 치우쳐왔던 거래소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같은 위기의식 속에 거래소의 변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을 부산 본사에서 만났다. 올해로 임기 3년째를 맞은 그는 그동안 공공기관 해제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 상장사 확대, 신상품 개발 등 거래소의 외형을 개선하고 사업 영역의 보폭을 넓히며 숨 가쁜 시간을 보내왔다. 최근에는 국내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한 자금 조달 플랫폼을 만들고 이들이 자연스레 코넥스, 코스닥시장으로 상장해갈 수 있도록 모험자본 시장 육성에도 팔 걷고 나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큰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거래소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속히 통과돼 지주회사 체제 전환, 기업공개(IPO)를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담(부산)= 한민옥 금융증권부장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기업들의 자금조달창구가 은행 중심에서 직접금융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상장이나 증자, 회사채 발행 등 여러 방법을 통해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요. 담보 없이 신용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그 같은 점을 굉장히 많이 알고 있습니다. 임 위원장은 금융산업 중심에 자본시장이 있다고 취임 때부터 그렇게 얘기해왔는데,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임 위원장의 특징은 똑똑하고 성실한데다 전문성까지 겸비했습니다.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췄다고 봅니다."

-이달 중 19대 국회가 열린다면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관련 법안이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거래소 구조개편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본시장법의 개정이 시급한 만큼, 앞으로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국회가 열릴지, 안 열릴지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여야에 적극적으로 관련 법안의 처리를 부탁드릴 계획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여야 모두 거래소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동감하고 있고 자본시장의 백년대계를 함께 걱정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 차질없이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세부 사항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회사 분할 방안 마련, 세무·회계 이슈 검토, 정관을 비롯한 내규정비 등부터 해외진출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자금조달과 지분교환 등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IPO 추진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공개(IPO)의 선결 과제로 제시되었던 공익기금 출연문제 등도 충분한 검토를 진행 중입니다."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다면 IPO를 먼저 하는 방안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이 선행돼야 합니다. 각 자회사로 경쟁력을 고양하면 IPO 때 거래소의 가치를 인정받아 제값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된다면 제값을 받기 어려울뿐더러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이 빨리 안된다면 IPO까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속히 관련 법안 통과를 해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지주회사 전환이 중요하다는 뜻이군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거래소의 조속한 구조개편을 통해 시장별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혁신기업이나 벤처기업 육성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지주회사 전환 및 IPO를 실시하고, M&A 등을 통해 글로벌 유동성 확보, 사업 다각화 등 경쟁력을 강화해 온 주요 거래소에 비해 10여 년이나 늦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현행 체계에서 가능한 거래소 경쟁력 강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능한 한 많은 기업들을 우리 시장에 상장시켜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자본시장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거래소는 과거 앉아서 상장을 심사하는 정책에서 직접 전국을 찾아다니며 상장을 유치하는 서비스로 탈바꿈했습니다. 지난해 190개 기업 상장 실적을 냈고 올해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롯데와 두산밥캣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기업들만 10조원 규모에 이릅니다. 코스닥시장 역시 올해 150개 정도 상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이 코넥스시장에 쉽게 입성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위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거래소가 모험자본시장 육성에도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자본시장 성장은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해 왔습니다. 지금의 박스피는 국내 경제 성장률이 2.6% 안팎에 머물고 있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 화장품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들이 앞으로 국내 시장을 견인해 갈 유망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스타트업, 벤처 시장을 정책적으로도 잘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시장은 저변이 굉장히 넓고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이를 지원하고 있는 장외시장 K-OTC나 K-OTC BB는 제대로 잘 안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창업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가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죠. 거래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창업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비상장 창업 초기 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사적시장, 그리고 인수합병(M&A) 중개망까지 창업, 성장, 회수에 이르는 사이클을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성장한 기업이 코넥스 시장으로 들어오고, 또 코스닥시장으로 연결되는 성장 과정 체제를 만들 계획입니다. 6월 M&A 중개망 오픈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사적시장, 크라우드펀딩 포털 등을 오픈해 9월까지 창업지원체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거래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기본적인 책무인 투자자 보호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의 코데즈컴바인 사태를 예로 들고 싶습니다.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불거지면서 거래소는 품절주 정책을 내놓고 거래 제한 제도를 강화했습니다. 가격 결정은 시장에 기본적으로 맡기되 어떤 예외적인 요인으로 제대로 된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는 경우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거래소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시장감시 관련 부서는 독립된 기구로 재편되게 됩니다. 시장개입을 최소로 하고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고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투자자보호는 거래소가 해야 할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올해 주요 추진 사업 중에 주식거래시간 연장도 담겨있습니다. 어떻게 추진이 되고 있나요.

"업계에서 합의만 해준다면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하고 싶습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경우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주요 국가들 모두 거래시간을 우리보다 길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짧은 매매거래시간은 투자자의 매매기회를 제약하고, 새로운 정보반영 시점을 익일로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제한된 매매거래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과의 동조화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짧은 매매거래시간은 중화권 시장의 원활한 정보반영 및 연계거래 등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거래시간을 연장하려는 목적은 단순히 거래소가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증시의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매매거래시간 연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장기화된 증시침체 여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증권업계에 활력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거래소는 업계와 협의 중에 있으며,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편의를 높이고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유럽 등의 국가와 연결고리를 늘리려면 주식거래시간 연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임기 내에 꼭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거래소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것 같습니다.

"많이 바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강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거래소의 글로벌화입니다. 거래소의 시장본부별로 글로벌마케팅부를 만들었는데, 우리 시장과 상품을 해외에 마케팅을 하고, 해외투자자를 국내에 유치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교차 상장하거나 주식연계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늘려 갈 계획입니다. 국가 간에 파생상품을 맞트레이딩 하면서 교차상장하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만, 일본 등 여러 거래소 관계자와 미팅을 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IT 시스템을 해외 수출하는 것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아제르바이잔 수출 사업을 완성했고, 올해 7월 우즈베키스탄 수주사업을 종료합니다. 베트남 수출 건도 다음 달 중 합의가 최종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올해 실질적으로 결실을 맺게 될 해외 사업이 있나요.

"이란 증권위원회(SEO)와 지난해 10월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중동의 대국으로 급부상 중인 이란과의 사업기회를 선점함에 따라 실무 워크숍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우즈벡 증시현대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중앙아시아 지역 사업 거점을 확보하는 한편, 브루나이, 아부다비, 필리핀 등지에서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KRX의 핵심역량인 시장운영 노하우를 활용한 지식사업을 확대하여 라오스 등 신흥국에서 추가 컨설팅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시스템 수출사업과 연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거래소와 지분투자·교환 기회도 모색하고자 합니다.

-남은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거래소가 현재 글로벌 7위의 자리에는 있지만, 이것을 더욱 안정된 7위로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저의 후배가 이 자리에 와서 자본시장을 키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부산)=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사진 = 한국거래소 제공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상장사 확대 · 모험자본 육성 … 거래소 체질개선 주력 "



◇ 최경수 이사장은

-1969년 대구 경북고등학교 졸업

-1973년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졸업

-1978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수료

-1992년 일본 게이오대학 경제학 석사

-1998년 미국 시러큐스(Syracuse)대 행정대학원 1년 수학

-2004년 숭실대학교 경제학 박사


◇주요 경력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2000년 재정경제부 세제총괄 심의관

-2001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 (관리관)

-2002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2003년 중부지방국세청장 제22대 조달청 청장(차관급)

-2006년 계명대 경영대학 세무학과 교수 우리은행 사외이사

-2008년 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

-2013년~현재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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