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콩글리시] 봄맞이 ‘스마트폰’ 대전 뜨겁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3/2016032402102251607001[1].jpg "[뉴스와 콩글리시] 봄맞이 ‘스마트폰’ 대전 뜨겁네")
지하철을 타면 온통 고개 숙인 사람들뿐이다.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은 '천연기념물'이 된 것 같고 사람과 사람 간의 정겨운 대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현대인들은 자나깨나 스마트폰만 주무르는 엄지족(thumb tribe)으로 바뀌었고 이동하면서 비즈니스, 게임, 학습, 금융, 놀이 등 온갖 일을 처리하는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이 됐다. 모두 스마트폰 덕택이다.
새 봄을 맞아 신상폰이 쏟아지고 있다. 2016년 봄 스마트폰 대전(大戰)에는 갤럭시S7, LG X캠과 X스크린, 화웨이P9, 아이폰SE 등이 출시돼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Samsung and LG, the nation's top two smartphone-makers, are feeling the pinch of enhanced competition on their home turf, a market that used to be called a 'tomb' for foreign handset-makers(국내 2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과 LG는 외국 제조사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안방시장에서 증대되는 경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Korea Herald의 보도다. 사실 중국의 화웨이P9의 경우 맥스, 라이트, 스페셜 등 다양한 버전을 내놓고 착한 가격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11일 갤럭시S7은 전세계 50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더 강력해진 삼성페이(크레딧 카드 대신 결제할 수 있는 장치)를 갖췄으며 은행 자동화기기에서 입출금도 가능해졌다. '지금이 모바일 업계의 중요한 변곡점'인 바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 삼성의 결의다(조선일보, 2016. 3. 12).
Using a mobile phone might increase the risk of developing certain types of brain tumors and consumers should consider ways of reducing their exposure, World Health Organization cancer experts said(휴대폰 사용이 특정 뇌종양의 발병을 증가시킬 수 있음으로 소비자들은 전자파 노출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세계보건기구의 암전문가들은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에서 무슬림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아이폰의 정보잠금장치를 풀려고 하는 미 연방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애플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FBI의 보안 해제 요구는 안보를 앞세운 조치였고 애플의 거부는 사생활 보호가 명분이었다.
신문기사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왜 휴대폰의 이름이 이렇게 제각각인지 한 번 정리해보자. 휴대폰, 핸드폰, 스마트폰, 모바일폰, 아이폰, 신상폰, 알뜰폰, 셀폰, 저가폰, 이동전화, 무선전화, handset…. 심지어 pocket phone을 쓰는 사람도 있다. 원래 휴대폰은 '벽돌폰'이었다. 우리나라에 무선이동통신이 도입된 것은 1984년이었는데 이때의 전화기가 얼마나 컸으면 벽돌만 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동통신은 cell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cell이라고 불리는 작은 지역에 저출력 송신기를 이용할 수 있게 돼 붙박이전화가 떠돌이전화로 바뀌게 된다. Cellular radio의 이용은 이동 중에 건 전화를 cell에서 cell로 자동전환시켜준다. 그래서 이동전화의 처음 명칭은 cellular mobile telephone이었다. 그 뒤 부르기 편하도록 cellulartelephone이 되었고 이를 더 줄여서 지금은 cellphone이라고 한다. 점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셀폰은 컴퓨팅 운영체계를 갖춰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여러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쓸 수 있게 됐다. 마침내 smart(똑똑한)에 phone(전화)를 합쳐 스마트폰이 됐다. 아이폰은 애플의 브랜드 이름이고 휴대폰은 모바일 폰의 번역어로 기능을 고려해서 붙인 이름이다.
핸드폰(hand phone)은 그럴듯 해보이지만 영어에 없는 표현이다. 세계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2007년 애플이 개발했다. 이로써 21세기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문이 열렸다. 제1차 산업혁명이 제임스 왓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함으로써 '철로 위'에서 이뤄졌다고 한다면, 제2차 산업혁명은 내연기관의 발명으로 '도로 위'에서 이뤄졌고 이제 제3차 산업혁명은 스마트폰과 스마트미디어에 의해 '사이버공간'에서 시작됐다. 이렇게 기계기술 문명은 크게 앞서가는데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 윤리 가치 교육 제도는 이를 뒤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에 괴리가 날로 커져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화지체(cultural lag)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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