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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아침먹고 점심은 뉴욕서? 5년후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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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초음속 저소음 여객기 개발 도전장
초음속여객기 '콩코드' 엄청난 소음 단점
소닉붐 최소화 'X-플레인' 프로젝트 착수
'QueSST' 기술 개발에 2000만달러 투입
2020년 프로토타입 소형기 테스트 계획
서울서 아침먹고 점심은 뉴욕서? 5년후면 현실로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 `소닉붐`


서울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 사장은 오전 5시에 출발하는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시간 뒤에 있을 뉴욕 거래처 대표와의 조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최 사장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늦어도 오후 6시까지는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일일 생활권이 된 어느 미래의 모습이지만, 그 미래가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20년 까지 초음속 저소음 여객기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히면서, 개발이 완료되면 서울에서 뉴욕 간 비행시간이 3시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 분야는 발전했지만 속도는 퇴보

지난 수십 년 간 항공수송 분야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유독 항공기 속도만큼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오히려 콩코드기의 퇴장으로 초음속 항공기 시대가 끝나면서, 속도만 놓고 보면 퇴보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 돼버렸다.

실제로 우리는 다른 나라나 대륙으로 이동할 때, 수십 년 전과 마찬가지로 10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현실에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NASA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음을 제거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해 전 세계 비행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겠다는 것. NASA는 'X-플레인'이라 명명된 이 초음속 저소음 여객기 개발 프로젝트를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사와 함께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초음속 여객기하면 마치 상징처럼 떠오르는 항공기인 콩코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다시 초음속 여객기를 만든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음속 여객기 개발은 지난 1960년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 비행기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자,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의 독주를 막고 유럽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결정했다. 1966년 최초의 시험용 모델인 '콩코드 1호'가 탄생했고, 3년 후인 1969년 3월에 29분 동안의 비행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다. 한 달 후에는 두 번째 모델 '콩코드 2호'도 비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사가 새로 써지는 해프닝도 발생한다. 1966년에 시험 모델을 완성한 뒤 영국과 프랑스가 우물쭈물하고 있던 상황에서, 2년 뒤인 1968년 구 소련이 초음속 여객기인 '투폴레프(Tupolev) TU-144'를 개발해 마하 속도의 시험 비행까지 성공리에 마친 것이다. 구 소련에 뒤통수를 맞은 영국과 프랑스는 부랴부랴 이듬해인 1969년에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의 판단 착오는 영국과 프랑스가 '세계 최초 초고속 여객기 제작국'의 영광을 구 소련에 넘겨주는 계기가 되었다.

의도치 않게 후발주자가 됐지만, 초음속 여객기의 전성시대는 콩코드가 열었다. 1973년에 기존 비행기가 가지 못한 고도 2만m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고, 1974년에는 마하 2.23 속도에 도달했다. 이를 통해 일반 비행기로는 평균 8시간 넘게 걸리던 파리와 뉴욕 구간을 3시간대에 주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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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저소음 여객기의 상상도.



그러나 콩코드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다. 일반 비행기 요금의 15배나 되는 비싼 요금과 민원이 빗발치도록 만든 엄청난 소음이 대표적 문제였다. 문제가 해결 안 된 채 그대로 운영하던 중,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사고까지 일어나면서 콩코드는 27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초음속 여객기 부활 여부는 소음 제거에 달려

NASA는 X-플레인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초음속 여객기의 부활 여부는 소음을 얼마나 제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시작부터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 모델을 '소닉붐(sonic boom)을 최소화한 초음속 비행기'라고 정의했다. 소닉붐이란 제트기 같은 초음속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큰 충격파를 말한다. 그런데 이 파동에너지가 지상에 도달하면 건물이 진동하고, 엄청난 굉음이 발생한다.

NASA는 저소음 초음속 기술인 저소음초음속기술(QueSST:Quiet Supersonic Technology)의 개념을 수립한 후 설계와 제작을 록히드마틴사에 맡겼다. 소요 비용과 기간은 각각 2000만달러와 17개월로, 록히드마틴은 이 기간 동안 디자인과 제원을 개발해 풍동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과해야 한다.

QueSST 기술의 목표는 사람이 비행기에서 나오는 소음을 들었을 때,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수준까지 억제하는 것이다. 기체 끝에서 발생하는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해 날카롭고 뾰쪽한 형태와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는 구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연료 소비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도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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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여객기 전성시대를 연 콩코드.


NASA의 차세대 비행체 개발 책임자인 찰스 볼든 국장은 "비행기 동체 형체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소닉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X-플레인 프로젝트는 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전한 비행기술을 개발해 비행시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NASA는 2020년까지 프로토타입의 소형 여객기로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시험 비행을 통해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소음이 느껴지는 지 검증한다는 것이다.

볼든 국장은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면 사람들은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최고 속도가 음속의 2배 정도라면, 지구 전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래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디지털타임스-사이언스타임즈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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