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은 매년 12월 '올해를 빛낸 탤런트'로 남녀 구별 없이 5인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다. 2015년을 빛낸 탤런트 명단에는 황정음, 김수현, 전지현, 유아인, 박서준이 이름을 올렸다. 김수현과 전지현은 2014년에도 5위 안에 들었으니 2년 연속 상위에 랭크됐다. 2007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이래 두 번 이상 이름을 올린 탤런트는 두 세 명에 지나지 않는 것을 보면 연예인의 인기가 거품인 것을 알 수 있다.
해마다 대중적인 히트 드라마는 바뀌게 되니까 스타들의 인기판도 역시 부침을 거듭하게 된다. 갤럽에 의하면 10대 여성은 유아인과 박서준을, 20대는 황정음과 김수현을 그리고 60대 이상의 여성은 전인화와 고두심을 올해를 빛낸 탤런트로 지목했다.
우리는 텔레비전 연기자를 탤런트(talent)라고 부른다. 탤런트,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대중문화 스타다. 유독 TV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를 왜 탤런트라고 부를까? 영화배우, 연극배우처럼 TV배우라고 부르면 될 것을.
교회 목사님의 설교나 기도 속에 '달란트'가 종종 등장한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선한 일에 쓰게 하시며…" 이 때는 탤런트를 일본식으로 발음하는가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마태복음 25장16절을 보면 달란트가 금의 중량을 재는 단위임을 알 수 있다. 성경 속의 달란트는 두 가지 뜻을 갖고 있다. 첫째 무게의 단위이자 화폐의 단위이다. 여러가지 설이 있기는 하지만, 한 달란트는 약 34kg이고 3000세겔이라고 한다(1 세겔은 11.4g). 한 달란트가 금 34kg이라고 한다면 1 달란트는 엄청난 거금이다. 도량형이 발달하기 이전의 단위이므로 정확히 추산하기는 쉽지 않지만 당시 로마의 노동자 6000명의 하루 품삯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있다. 노동자 하루 일당을 10만원으로 치면 한 달란트는 지금의 6억원쯤 된다. 둘째 달란트는 상거래 단위 외에 용서하는 일의 중대성을 일깨우는데 하나님께서 각 개인에게 부여하신 재능, 기회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이로써 우리는 성경의 달란트가 'talent'임을 여기서 확인한다. "Therefore take the talent from him, and give it to him who has ten talents"(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를 가진 자에게 주어라(마태복음 25:28). 달란트(라틴어 talentum)는 헬라어 talanton의 번역어로서 고대 서아시아와 그리스(헬라)에서 질량과 화폐단위로 쓰였다. 금과 은의 단위인데 아테네(26kg), 로마(32.3kg,), 이집트(27kg). 바벨론(30.3kg) 등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했다.
앞서 봤듯이 talent는 재능, 재능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데 우리만 이 말을 TV배우, 연기자와 동일한 뜻으로 쓰고 있다.
A generic term for all persons who perform, including actors, comedians, master of ceremonies, quiz masters, disc jockeys, singers, dancers, announcers, sportcasters, specialty acts, stunt persons, walk-ons, extras, puppeteers, reporters, and analysts(배우, 코미디언, 사회자, 퀴즈진행자, 디스크자키, 가수, 무용수, 아나운서, 스포츠캐스터, 특수 연기, 스턴트맨, 엑스트라, 인형극시연자, 기자 그리고 분석가를 포함 모든 출연자를 총칭하는 용어) -- NTC's 매스미디어 사전에 실린 탤런트의 정의다. 탤런트는 TV연기자만을 가리키지 않고, 재능이 있어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을 의미한다. 라디오, 케이블, 영화, 비디오, 광고, 웹에 등장하는 인사도 탤런트다. 그럼 우리가 말하는 텔레비전 탤런트는 영어로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 TV actor, actress 또는 TV performer라고 해야 한다. 넓은 뜻으로는 TV star, TV celebrity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물론 연기자만이 스타나 'celeb'은 아니지만.
I really want to showcase my talent tomorrow(내일 나의 재능을 한껏 보여주고 싶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앞두고 모두들 이렇게 다짐한다.
탤런트 공개모집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관행인데(연기자를 이런 식으로 뽑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1962년 2월 KBS가 16세 이상의 남녀 2574명을 대상으로 제1기 탤런트 26명을 뽑은 것이 그 효시다.
종편이 등장한 이후 우리 텔레비전에는 연예오락 프로든 정치 고십 프로든 별 전문성 없이 여기저기 단골로 나오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 직업이 방송인 아니면 고수다. broadcaster는 방송사업자나 경영인이고 고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일진데, 얼굴 팔고 다니는 입담꾼들은 방송인이 아니라 차라리 entertainer 또는 gossiper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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