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콩글리시] 무한경쟁 시대와 `스킨십 경영`](http://contents.dt.co.kr/images/201602/2016022502102251607001[1].jpg "[뉴스와 콩글리시] 무한경쟁 시대와 `스킨십 경영`")
우리나라 CEO들은 스킨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기업 내의 수평적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 탓일 게다. 금호산업을 되찾은 박삼구 회장은 산행(山行) 스킨십에 나서길 좋아한다. 임직원과 칠갑산에 오르는가 하면 아시아나항공 임직원과는 북한산에 함께 올랐다. 이를 두고 신문은 '산행 스킨십'이라고 표현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쉼 없는 스킨십 경영도 주목 받고 있다.… 현장 직원들을 직접 만나 피부를 맞댔고…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과는 산행을 하면서 의견을 나누었다." 이처럼 많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온라인, 사내방송, 식당회동, 산행이나 캔(can)미팅 등을 통해서 내부 임직원과 상호 소통하는 스킨십 경영에 힘쓴다.
스킨십 경영이란 사장이 사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든가 식사자리를 함께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경영활동을 가리킨다. 직원들과 CEO와의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의사소통은 사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소속감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아직도 우리기업은 군대조직처럼 상명하복의 경직된 구조를 갖고 있고, 오너 중심의 황제 경영은 여전하다. 이런 낡은 경영 방식으로는 무한 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 이제 스킨십 경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이 말은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쓰고 있으며, 영어 원어민들은 거의 쓰지 않고 있다(This word is mainly used in Japan and South Korea and is rarely or never used by native English speakers).
스킨십은 kinship(가족애)처럼 skin과 ship을 조합해서 만든 혼성어(portmanteau word)로 영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만든(coined) 말이다. The term 'skinship' is a Japanese -English term used to describe the intimacy or closeness, between a mother and a child(스킨십이란 엄마와 아이 사이의 친밀함이나 가까움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일본식 영어다).
처음 스킨십은 육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어버이와 자식 사이의 상호 접촉에 의한 신체적 애정교류(physical affection), 예컨대 손잡아주기, 안아주기, 목욕시키기 등 '살갗닿기'를 뜻하는 용어로 쓰기 시작했다. 손잡기(holding hands), 포옹(hugging), 꼭 안아주기(cuddling), 볼키스(kissing on the cheeks), 때로 발가벗고 함께 목욕하기(sharing a bath naked) 등 비성적(非性的) 접촉이 모두 스킨십에 속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스킨십이란 말을 써왔다. 물론 스킨십이 수입된 말이든 누군가가 만들어낸 broken English이든 한 사회구성원들이 동의하고 서로 이해하고 있다면 못 쓸 이유는 없다. 비록 일본식 영어(Japlish)라고 해도 우리 CEO들이 스킨십 경영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음은 바람직하다.
바야흐로 접촉의 시대다. 스마트폰도 손으로 터치해야 하고 ATM에 가서도 손을 써야 한다. 모든 접촉은 우리 몸을 도구로 삼고 있다. 디지털 노매드 시대의 생존 방식이 바로 접촉이다. 왜 접촉인가? 어떤 커뮤니케이션 학자는 첫째 성적 표현, 둘째 양육과 의존수단, 셋째 유대강화, 넷째 공격수단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떤 커뮤니케이션 학자는 남녀 사랑의 진도를 12단계의 접촉으로 설명한 바 있다. 눈이 맞은 남녀의 애정 표현은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첫 단계는 남자의 손이 여자의 삼단같은 머리카락을 만지는 데서 시작한다. 그 다음 여성의 어깨, 허리, 힙 그리고 입술, 마침내 여성의 성기에 이른다. 최종 단계가 성기와 성기의 접촉인 것이다.
스킨십 경영은 피부와 피부의 접촉을 통한 감정적, 정서적 교류를 뜻하지 않고, '직접적인 신체접촉을 하듯' 조직의 하위 구성원들의 애로사항이나 고정(complaints, 苦情)을 몸소 청취해서 경영에 반영하는 일을 모두 가리킨다. 직접적인 접촉에 의한 피부 교감은 스킨십이 아니라 햅틱스(haptics)라고 해야 한다.
신체접촉에는 touch(스치는), pat(가볍게 두드리는), hold(움켜잡는), push(누르는), massage (주무르는), hug(껴앉는) 행위 등이 있는데, 상대나 상황, 문화 배경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인도 모디총리의 경우처럼 정상들이 회동할 때 뒤에서 포옹한다든가 격렬한 볼키스 등은 오해를 사기 쉽다. 스킨십 경영은 직접적인 신체 접촉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나친 스킨십은 성추행, 성희롱으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 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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