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초대석] "소득 5만달러 열쇠는 문화콘텐츠… `창조융합벨트` 확산 총력"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사업 올 840억 예산 투입
서울 중심 벨트 성공 후 전국 곳곳에 뿌리내릴 것
중국 '기회의 시장'… 한·중 협력으로 저작권 대응
게임 규제 대폭 완화 콘텐츠시장 6~7% 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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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초대석] "소득 5만달러 열쇠는 문화콘텐츠… `창조융합벨트` 확산 총력"
그 어느 때보다 '창조'와 '문화'의 중요성이 언급되는 요즘, '한류' 문화 콘텐츠 세계화의 선봉에 서 있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서울 청파로 국립극단에서 만났다. 김 장관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5만 달러로 넘어가기 위한 열쇠를 문화 콘텐츠가 가지고 있다"며 "올해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 콘텐츠 육성 사업과 게임 규제 등 규제 완화 정책을 집중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DT 초대석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금과 같은 제조업 위주 산업 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중국과도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기술을 뛰어넘을 힘이 문화 콘텐츠에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4만 달러가 아니라 5만 달러를 실현하기 위한 열쇠가 문화콘텐츠산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하 20도를 밑도는 기록적 한파가 한풀 꺾이고, 영상 기온을 되찾은 지난달 27일. 서울 청파로 국립극단에서 만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가치를 거듭해 강조했다. 김 장관은 신년 들어 처음 갖는 인터뷰에서 문화 콘텐츠 분야 벤처 육성, 게임 산업 규제 완화 등 콘텐츠 산업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그는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광고 업계를 거쳐 지난 20년간 대학 강단에 있었던 문화·교육계 인사지만, 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해 중국과의 저작권 문제 등을 폭넓은 지식으로 바탕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육성에 대한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대담= 김승룡 정보미디어부 부장


◇"문화창조융합벨트 전국으로 확산하겠다"= 문체부는 콘텐츠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주목하는 사업이 '문화창조융합벨트'다. 벨트는 지난해 초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창조벤처단지(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 창조아카데미(서울 홍릉 인근) 등 서울과 경기도 주요 거점 6곳을 잇는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 사업이다. 이 사업에 올해 배정된 예산만 840억원이다. 전국 17곳에 거점을 마련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정부가 투입한 금액이 300억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예산이 큰 만큼 문체부와 김 장관의 어깨도 무겁다.

그는 "연말까지 실적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굉장히 조급하다"고 말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중 문화콘텐츠 생산의 중추는 창조벤처단지다. 최근 문을 열고 93개 기업이 입주했다. 대부분 초기 벤처(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연내 실적을 내기란 무리란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입주한 기업 대부분이 이미 회사를 어느 정도 운영하고 있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곳을 꼽았다"며 "사업화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실적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서울 지역 외에도 전국 주요 거점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우선 서울 중심으로 진행하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이 성공해야 한다"며 성공 후 지역으로 창조벤처단지 등을 늘려나갈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청년 일자리 문제, 콘텐츠 수출, 킬러 콘텐츠 생산이 모두 여기(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사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중국 콘텐츠 시장 선점 뒷받침하겠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최근 가장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국가가 중국이다. 반면 일각에선 국내 콘텐츠 산업의 전문인력이 잇따라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어, 역으로 우리 콘텐츠 산업의 노하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걱정'보다는 중국을 기회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것(콘텐츠)이 가장 높은 가치에 팔리고 있는 곳이 예전에는 일본이었지만, 이제는 중국"이라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인력 유출 역시 두 가지 시각으로 나눠볼 수 있다"며 "유출의 관점에서 보면 큰일 났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에겐 기회고 우리 산업 측면에선 중국 진출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중국의 콘텐츠 산업 성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이 큰 차이가 없듯이, 어느 시점이 되면 중국의 문화콘텐츠 수준도 우리와 비슷해질 것"이라며 "그 전까지 중국 시장을 먼저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콘텐츠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저작권 침해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특히 중국이나 해외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김 장관은 저작권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중국에 설립한 저작권 센터를 통해 우리의 한류 콘텐츠 저작권 침해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 채널을 통해 해결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중국과 방송 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것"이라며 "한·중 합작이 좋은 이유는 만약 중국의 다른 방송국에서 그것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면, 중국 투자사와 방송사들이 직접 그들을 적발해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 직접 투자한 프로그램을 중국 내부에서 모방하려 할 때 더 효과적으로 이를 찾아내고 중국 정부에 빠른 조치를 요구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게임 규제 많이 풀겠다"= 국내 콘텐츠 산업이 10%대 고성장세를 기록하던 때가 2011년이다. 당시 국내 게임 시장은 크게 성장했고, 동시에 콘텐츠 수출까지 견인해 10%대 성장세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국내 게임 시장은 많이 위축됐다. 국내 콘텐츠 산업 역시 2012년 이후 성장세가 5% 내외를 기록하며 저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5%를 뛰어넘어 6~7% 성장세를 기록한다는 게 문체부 목표다.

김 장관은 "2011년만 하더라도 국내 온라인 게임사의 동시 접속 기술은 세계 최고로 꼽혔고, 다중분할접속게임(MMORPG)과 수출도 상당히 많이 이뤄졌다"며 "여전히 콘텐츠 산업 수출의 50%가 게임에서 이뤄지지만,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그 파급력은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올해나 내년에 매출이 확 오를 수 있는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게임 시장을 잘 살리고,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문화 융성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올해 6~7%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산업을 살리기 위해 문체부가 올해 정한 기조는 '규제 완화'다. 김 장관은 "게임 산업 규제가 올해 굉장히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게임물을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등급 분류할 수 있는 제도를 전면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산업 대표 규제로 언급됐던 '강제적 셧다운제'(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법 시행) 역시 올해 규제 완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장관은 "셧다운제는 개정안을 낸 사람이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인 강은희 전 의원"이라며 "부모 허락이 있으면 밤 12시 이후에도 청소년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잘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장관은 과거 피처폰 시절, 모바일 게임 회사를 직접 설립해 운영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게임 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고, 애정이 남달랐다. 인터뷰 중 게임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을 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그는 게임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 시각은 좀 달랐다.

그는 "게임 산업 규제는 산업 친화적으로 바꿀 것"이라면서도 "최근 (규제를) 풀어달라는 게임 종류 중에 사행성 웹보드게임이 많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는 "마치 웹보드 게임과 관련한 규제를 풀어주면 게임 산업이 다시 성장할 것처럼 그러는데, 사실 몇 개의 웹보드 게임사만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행성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가 게임 산업 전체 성장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게임 개발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도 밝혔다. 김 장관은 "게임 개발자 스스로도 철학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게임을 하면 나빠진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게임을 하면 사회성도 좋아지고 배우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면 게임에 대한 반감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콘텐츠 생태계 구축 서둘러야 한다"= 김 장관은 홍익대 교수 시절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전문가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정보통신기술(ICT)와 콘텐츠 결합에도 관심이 많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태양의 서커스'와 이은결의 마술쇼 공연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김 장관은 "최근에 공연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와 지금의 ICT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 최소한 스물 대여섯 개의 킬러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들 중 공연과 영상기술이 매칭된 사례나, 3D프린터를 활용한 디자인 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훌륭한 콘텐츠가 있더라도 이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면 말짱 헛수고다. 김 장관은 "미국 할리우드보다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도 배급시스템을 할리우드가 장악하고 있어 시장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며 "애플이 놀라운 기계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놀라운 생태계도 만들었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기존 기업보다 더 큰 파급력을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 시장을 놓고 싸우는데 예전처럼 휴대전화가 예쁘고 기능만 좋아서 될 일이 아니다"며 "이 안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전파하는 생태계를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에 빼앗긴 관광객 다시 찾아오겠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국내 대신 일본행을 많이 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600만명으로 일본(370만)보다는 여전히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올해는 중국 관광객 800만명 가량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을 택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여전히 일본보다 많긴 하지만, 이 기조가 얼마나 유지되느냐는 문화와 결합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일본의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가 우리나라보다 낫다"며 "우리나라도 지역에 많은 문화 콘텐츠를 상품으로 개발해 사업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와 얘기해 관광 콘텐츠 10개를 개발해 상품화했다"며 "올해는 그 이상으로 개발해서 중국 관광객이 서울뿐 아니라 여러 지역을 방문하고, 지역 관광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인 대상 저가 관광 상품을 뿌리 뽑아 관광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해외를 찾은 중국 관광객 수가 1억2000만명을 넘었고, 이 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과 가까운 아시아권이 가장 큰 중국 관광객 수혜자가 될 것인데, 일본 아니면 한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 중국 관광객 상당수를 뺏길 수도 있는 만큼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며 "저가 저품질 관광 상품을 근절하고, 우리나라 관광 인프라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김지선기자 dubs45@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DT초대석] "소득 5만달러 열쇠는 문화콘텐츠… `창조융합벨트` 확산 총력"


◇김종덕 장관은 …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57년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미국 디자인아트센터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NBC 영상감독을 비롯해 선우프로덕션 감독을 역임하며 수 많은 광고 CF를 만들었다. 당시 그의 손을 거쳤던 대표 광고가 금강제화의 '랜드로버' 광고다. 현장을 경험한 후 1990년대 들어 모교인 홍익대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교수로 시작해 홍익대 영상대학원장,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장 등을 역임하며 학계에 25년간 몸담았다. 한국데이터방송협회장, 한국디자인학회장 등도 역임하는 등 업계와 학계를 모두 아우르다 지난 2014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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