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신설 발표 한달째 … 박종환 부사장 외 조직구성 지연
사업전략·역할 관심집중
사업전략·역할 관심집중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확대를 위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한다고 발표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조직 구성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내놓을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설한 전장사업팀에 박종환 부사장(전 생활가전 C&M사업팀장)만을 선임했을 뿐, 기획과 연구개발 등 실무조직을 아직 구성하지 못했다.
모터 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박 팀장은 1995년부터 2년 동안 당시 르노삼성자동차의 전력담당 실무자로 자동차 사업을 경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회사 조직도에 있는 전장사업팀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박 부사장뿐"이라며 "지금까지는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9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전장사업팀 신설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 팀이 권오현 부회장이 관장하는 가운데 기존 사업부서와 별도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는 이 조직이 삼성전자(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삼성전기(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카메라모듈 등), 삼성SDI(자동차용 배터리) 등 계열사 별로 보유한 다양한 자동차 부품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삼성 계열사에서도 전장사업팀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삼성 전자부품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로부터 어떤 얘기도 오지 않아 실무부서에서도 궁금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협력보다는 각자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 2013년 구본준 LG 부회장(당시 LG전자 부회장)이 계열사들과 함께 직접 독일 BMW로 찾아가 'LG 서플라이어 테크 데이'를 주관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관련 전문 인력 영입이 쉽지 않아 조직 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완성차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건' 이후 자율주행·친환경차 전문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어 국내·외에서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자칫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인재를 영입할 경우 과거 자동차 사업에 도전했던 전력 등에 비춰 시장에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는 제품의 특성상 부품 하나하나가 안전과 직결할 수 있어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직접 설명을 해야 어느 정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어떤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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