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케빈 맥캐른 박사팀
자신도 모르게 저속한 언어나 욕설 등을 내뱉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 틱'의 발병 원인이 밝혀졌다.
한국뇌연구원 케빈 맥캐른 박사(사진)팀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중격의지핵'을 중심으로 한 대뇌 변연계의 이상이 음성 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틱'은 주로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운동 틱)과 이상한 소리를 내는(음성 틱) 증상이다.
어린이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대부분 성인이 되면서 저절로 치료되거나 증상이 약해진다. 단 이들 중 0.1∼1% 정도는 1년 이상 증상이 발현되는 '뚜렛증후군'으로 발전하는 데,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심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틱은 대뇌피질과 뇌 하부에 위치한 기저핵, 시상을 연결하는 신경회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연구원이 일본 교토대학에서 유치한 외국인 과학자인 맥캐른 박사는 지난 2013년 인위적으로 틱을 유발한 원숭이 모델 연구로 운동 틱의 발생 원인과 외과적 시술법을 통한 치료효과를 연구해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원숭이에게서 운동 틱만 발생하고 음성 틱은 나타나지 않아 두 증상의 원인이 다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에서 맥캐른 박사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정서를 담당하는 뇌 영역인 '중격의지핵'에 억제성 신경전달 물질인 'GABA'를 저해하는 약물인 '비큐큘린'을 투여해 음성 틱을 발생시켰다. 이후 관찰 결과, 음성 틱이 나타나기 직전 중격의지핵과 전대상피질, 일차운동피질 등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비정상적인 신경신호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해 틱이 발생할 때 각 영역에서 편안한 정서 상태일 때 뇌에서 나오는 주파수인 '알파파'가 동기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음성 틱이 어떤 심리적인 긴장감이나 답답함을 해소하고 그에 따른 심리적 보상을 얻는 신경생리학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맥캐른 박사는 "이번에 밝힌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동기화 현상을 약하게 하는 치료제 신약이나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뇌의 특정 부위에 전기적 자극을 보내는 장치를 이식하는 '뇌심부자극술'을 이용한 치료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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