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출신 5명 벤처 창업 영유아 대상 앱 '신의 한수'
내려받기 1억건 넘어 인기 5년만에 매출 100억 '돌파'
내려받기 1억건 넘어 인기 5년만에 매출 100억 '돌파'
■스타트업 히든스토리
(34) 스마트스터디 '핑크퐁'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이날 코엑스는 연중 최대 전시회 중 하나인 영유아교육전으로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한 곳으로 몰렸다. 엄마 손을 끌어당기며 아이들이 향한 곳은 이날 행사장 한 켠에 자리를 잡은 거대한 '핑크퐁' 인형 앞이었다. 아이들에게 '뽀로로' 뽀통령이 단연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현재 3~5세 아이들 사이에선 '핑크퐁'이 그야말로 대세다.
핑크퐁을 제작한 스마트스터디는 처음부터 영유아 층을 공략하지는 않았다. 스마트스터디는 2010년, 당시 NHN에 다니던 김민석 대표와 함께 근무했던 박현우 부사장 등 5명이 회사를 퇴사하고 차린 벤처회사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교육 격차를 줄이는 원격 교육이나 스마트폰용 동영상 교육 서비스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스마트폰의 '스마트'와 교육의 '스터디'가 더해진 스마트스터디로 정했다.
2010년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 후 스마트폰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던 시기였다. 그러나 사업은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교육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부터 어려웠고, 태블릿 PC와 같은 기기 보급률도 낮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교육보다는 놀이용으로 내려받는 사람이 많았다. 몇 개 앱을 만들어 올려보고, 반응을 살피면서 시행착오를 거쳤다. 5명이 각자 받은 퇴직금을 모으고, 다른 외주 앱 제작까지 하면서 1년을 겨우 버텼다. 그렇게 1년쯤 지났을 때, 영유아용으로 올렸던 앱이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참 언어를 익히기 시작하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캐릭터가 한국어나 영어와 같은 언어를 비롯해 동요, 동화, 수학 등을 가르쳐주는 앱이었다.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니 금방 입소문이 났다. 이 앱이 지금 스마트스터디의 효자 서비스인 '핑크퐁'이다.
한 번 입소문 난 핑크퐁 인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올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폭발했다. 교육 앱 대상을 영유아로 좁혔던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 창업 멤버인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은 "만약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등을 대상으로 했다면 나라마다 커리큘럼이 너무 달라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핑크퐁 시리즈를 비롯해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앱의 총 내려받기 누적 건수만 1억 건이 넘는다. 이 중 절반이 미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이용자가 내려받은 건수다. 그야말로 영유아 교육 분야에선 독보적 존재다.
회사 매출도 2011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해마다 매출이 세 배씩 늘었다. 2011년에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올해는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예상한다. 창업 5년 만의 성과다.
스마트스터디는 올 해 '핑크퐁'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알리는 것에 집중했다. 캐릭터를 이용해 오프라인 서적도 만들고, 컵, 인형 등 캐릭터 상품도 제작했다. 그러자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이번 코엑스 영유아교육전에서 톡톡히 느꼈다. 내년부터는 핑크퐁을 하나의 교육 '브랜드'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목표다.
박현우 부사장은 벤처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우리 아이디어가 제일 뛰어나고, 우리가 똑똑하다고 자만하는 건 위험하다"며 "그런 사람은 옆에 있는 스타트업이 기업나 대기업에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선택해 오랫동안 매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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