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조 부채폭탄' 타이머 켜졌다
1200조 가계부채 위기 도화선
신규대출 억제만으로 역부족
정부는 "국내영향 크지 않아"
1200조 가계부채 위기 도화선
신규대출 억제만으로 역부족
정부는 "국내영향 크지 않아"
■ 미국 제로금리시대 7년만에 마감
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며 7년여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다소 시간 차가 있겠으나 우리나라 통화정책도 인상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5000조 규모의 나랏빚 중 1200조원을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7일 워싱턴D.C. 본부에서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연0∼0.25%에서 연0.25∼0.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위원 10명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의 인상이다. 인상 시점으로 보면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시절인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이다.
연준 측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고용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고 물가가 중기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7년간의 비정상 시기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시행한 제로금리 정책을 공식적으로 끝내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세계의 돈 흐름은 오리무중이 됐다. 세계 경제에서 영향력이 큰 미국이 '돈줄 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와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흥시장에 포함되는 우리나라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시 국내의 외국인 투자금이 미국으로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수순으로 가게 돼 5000조원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의 나랏빚 중 1200조원을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경제 전체를 무너뜨리는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내놓았지만, 신규 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기준금리 인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기존 가계대출의 부실화를 최소화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낮아질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480조725억원(9월 말 기준) 중 상당수에 담보가액 중 인하분 만큼에 대한 상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떨어진 부동산 가격만큼 상환을 요구하면 시장에 주담대를 갚기 위해 부동산을 급매로 내놓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헐값에 팔리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는 전체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뿐 아니라 재정 건전성 등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며 7년여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다소 시간 차가 있겠으나 우리나라 통화정책도 인상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5000조 규모의 나랏빚 중 1200조원을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7일 워싱턴D.C. 본부에서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연0∼0.25%에서 연0.25∼0.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위원 10명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의 인상이다. 인상 시점으로 보면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시절인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이다.
연준 측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고용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고 물가가 중기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7년간의 비정상 시기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시행한 제로금리 정책을 공식적으로 끝내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세계의 돈 흐름은 오리무중이 됐다. 세계 경제에서 영향력이 큰 미국이 '돈줄 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와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흥시장에 포함되는 우리나라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시 국내의 외국인 투자금이 미국으로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수순으로 가게 돼 5000조원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의 나랏빚 중 1200조원을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경제 전체를 무너뜨리는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내놓았지만, 신규 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기준금리 인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기존 가계대출의 부실화를 최소화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낮아질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480조725억원(9월 말 기준) 중 상당수에 담보가액 중 인하분 만큼에 대한 상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떨어진 부동산 가격만큼 상환을 요구하면 시장에 주담대를 갚기 위해 부동산을 급매로 내놓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헐값에 팔리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는 전체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뿐 아니라 재정 건전성 등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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