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업자 의해 수집 관리되는 개인정보
자칫 프라이버시 보장 못해 국제 협력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져 국제협력과 공조 강화해야
자칫 프라이버시 보장 못해 국제 협력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져 국제협력과 공조 강화해야
![[포럼] 개인정보보호, 글로벌 공조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1702103451607002[1].jpg "[포럼] 개인정보보호, 글로벌 공조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주요 포털, 사업자, 게임 사업자에 의해 관리되던 이용자 개인정보의 관리 부실로 인해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고를 목격해 왔다. 한해를 마감하는 즈음 올해에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으나 향후 이러한 사고 발생이 없다고 보장할 수 없다.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국내외 서비스 사업자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모바일 그리고 사회관계망 서비스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은 사람과 사물 그리고 시스템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초연결사회로 이끌고 있다.
미국 '미래 프라이버시 포럼'에서는 최근 글로벌 프라이버시 위협 요인으로 온라인 사업자에 의한 행태 정보의 과도한 수집 및 활용, 모바일 앱에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국경을 넘는 개인정보의 수집과 처리, 다양한 사물인터넷 센서에서 수집되는 개인정보 처리, 그리고 수사를 위한 감청 환경 등을 들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 등은 서비스 제공자의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있다. 이용자의 사진과 동영상 등의 개인정보가 세계 곳곳에 위치한 여러 서버에 저장되고 있다.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는 이용자가 가입시 제공하는 정보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 과정의 이용자 행태 정보까지를 수집해 이용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최근 관심 이슈와 분야 그리고 취향 등 행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파악된 행태 정보를 이용해 이용자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포털에서 자동차 관련 기사를 살펴보고 자동차 관련 웹 사이트를 방문하게 되면, 사업자는 이용자가 자동차 구매를 원하고 있다고 파악해 브라우저에 자동차 관련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스마트 폰에서 설치된 많은 앱은 위치정보 등에 대한 접근 권한을 요구한다. 이런 권한 행사로 얻어진 개인정보를 이용해 내비게이션 등의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앱이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해 필요 이상의 이용자 개인정보를 이용하면 이용자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를 높인다. 이용자는 다수의 웹 사이트에 가입해 온라인 활동을 수행한다. 2010년 이후 많은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웹사이트들 계정에서 제각각 관리되던 개인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통합된 개인정보는 이용자 프라이버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인다.
개인정보가 개별 사이트에서만 관리되면 해당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영향은 해당 웹 사이트로만 제한된다. 그러나 여러 계정의 개인정보가 통합되어 관리되면, 통합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우 그 유출 영향과 범위가 커지게 됨은 자명하다. 사회관계망, 게임, 탐색 엔진 등의 정보통신 서비스가 글로벌화 되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지난 과거에 행한 모든 행위를 파악하는 소위 절대 감시자인 '큰형님'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이럴 경우,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는 소위 '제로 프라이버시' 환경을 만들 가능성을 키운다. 글로벌 사업자에 의해 수집되고 관리되는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가 국내 개인정보관련 법에서 요구하는 보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에 위치한 서버에서 관리되면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의 안전성과 프라이버시는 보장할 수 없다.
개인정보의 국가간 개인정보 이전에 대한 대표적인 제도가 유럽연합의 '개인정보 적합성 평가'이다. 유럽연합 밖으로 이전되는 개인정보는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만족하는 국가로만 추가적인 보안 대책 없이 이전하게 하는 게 기본 취지다. 이 평가에서 승인된 국가로는 유럽연합 개인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한다. 현재 미국, 스위스, 캐나다 등 11개 국가가 평가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간 개인정보의 자유로운 이전 환경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자유로운 개인 정보의 이전을 가능케 했던 '안전한 피난처(세이프 하버)'협정이 유럽최고재판소에서 최근 무효화됐다. 또한 그 여파로 기존 개인정보 적합성 판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정보주체의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과거의 행적 또는 사건 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소위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잊혀질 권리를 구현하는 현실적 수단은 구글 등과 같은 글로벌 탐색 엔진 서비스 제공자들의 협력과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위에서 언급한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정보통신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높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정보통신 서비스에 대한 우리 국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력과 공조도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최근 우리 정부도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유럽연합에서 요구하는 보호수준에 부합하다는 것을 평가해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있다. 다시 말해 유럽에서 수집된 유럽 시민의 개인정보를 추가적인 보호대책 없이 국내로 이전해 올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국내 기업에게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높여 이용자의 신뢰를 높여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행자부도 '개인정보협력과'를 신설한 바 있고 방통위도 정보통신망 법의 개인정보 국외 이전 관련 조항의 개정을 모색하고 있다. 바람직한 정책 추진이라고 본다. 우리 정부의 유럽연합 개인정보보호 적합성 평가 승인 요청 노력이 이러한 국제 협력과 공조를 위한 첫 걸음이 돼야 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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